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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 Feb 10. 2024

가을 나무

자화상


가을 나무 


임현숙


 


머얼리

노을이 손짓하는 언덕에

빈손으로 선 나는

가을 나무입니다

갈 볕이 붉은 물 들인 자리

샘 많은 바람이 쓸어내면

데구루루

내 이름표 붙은 이파리들이

저 시공으로 사라집니다

하나

이 세상 소유문서에서

내 이름이 지워집니다

노을빛이 익어갈수록

나는

수수깡처럼 텅 빈

나무가 되어갑니다.


 
 

-림(20151125)

20161126 밴조선 게재

 2020 통권 28호 형천/한국문협 무주지부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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