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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목 Jul 05. 2024

가을 항(港)의 여름은

인생의 가을역에서 맞이하는 여름은

가을 항(港)의 여름은

 

임현숙  



풍요로운 햇살 덕에

하늘빛도

채마밭도

새파랗고

고향을 떠나 뿌리내린 나도

허릿살이 풍성해진다 


생의 늦여름에 만났던

낯선 땅 밴쿠버

땡볕에도

나무 그늘엔 만년설 바람 보송한

소소한 풍경마저 그림엽서가 되는

시퍼런 여름빛에 홀렸다 


작은 포구에 영근 여름은 

바라만 보아도 설레었는데

돛단배 타고 하늘을 날던

그 두근거림은 어디로 갔을까 


누릇한 생의 가을 항(港)에서

그리울 일도

기다릴 이도

막배에 태워 보내놓고선

꽃이라 불리던 여름날 애련해

뱃고동 소리 기다려진다 


활짝 핀 여름 안에서

그 설렘으로 가는 배표를 예매 중이다.   



-림(20230626)

20240706 밴조선 게재

https://issuu.com/vanchosun.com/docs/b-vkp-b_88bab16abd13f3/6

https://www.youtube.com/watch?v=Pt_zuexXF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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