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길가다가 차에 치여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왜 이런 걸 물어보는 건지 궁금하시다면 제가 겪었던 사고의 결말을 공유하고자 브런치 서랍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뜻하지 않게 찾아온, 어쩌면 또 다시 일어날지 모르는 사건 · 사고를 이겨내느라 힘든 분들을 위해 한 글자씩 가볍게 이야기를 꺼내보겠습니다.
작년 연말 회사에서 집으로 향하던 중 역 근처 골목 이면도로에서 후진하는 택시에 팔이 치이면서 치료를 받고 한달이 넘어가는 최근 대인사고 합의를 마쳤습니다. 광활한 길바닥에 드러누워 경찰을 불러야 했다는 첨언을 하거나왼팔이어서 다행이라는 여러 T지인의 위로에 감사한 기간이었답니다.
취미가 업무고특기가 프로그래밍인 저에게 사이렌이 울렸는데요, D+21동안 한겨울 인대와 근육 수축으로 왼팔 어깨와 손목이 아픈 나날을 견디고 일상을 유지해야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토스 행운고양이 은복이의 인사를 아침마다 찾아보게 되는 건 쉬어가도 괜찮다고, 혼자 모든 걸 짊어질 필요는 없다고, 지금 힘든게 당연하다고 건네는 말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겠지요.
멤버십 고객 대상으로 일상을 비집고 날아오는 가입 권유 메일처럼 합의 권유 메시지가 올 때마다 한번씩 운이 나빠서 갑자기 일어났던 지난 날을 다시끔 떠올리게 했습니다.
누군가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돌아오는 보험사 담당자의 업무상 대리 사과에 씁쓸해지는 순간도 있었으며, 끝내 사과하지 않고 넘어가는 사고 가해자의 태도에 허탈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학회나 회사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일처럼 걱정하고 따뜻한 말을 남겨주신 덕분에 동굴에 갇힌게 아닌 터널을 지나간 경험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혹시라도 주변에서 전하는 위로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분이라면 스스로에게 '잠은 푹 잘 수 있는지, 밥은 잘 먹는지, 마음이 평온한 순간이 있는지'질문을 주시는 것이 꼭필요하겠습니다.
그렇게 합의서를 작성해서 보내던 날소중한 가족이 교통사고를 겪었습니다. 몰려오는 불안과 쏟아지는 충격은 감당할 수 없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불행 중 다행히 뇌나 뼈가 다치지 않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곁에 있을 때 얼마나 감사한지 깨달았습니다.
2건의 사고를 끝으로저는 모든 일의 끝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라는점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공감가는 분이라면 시간이 지나서 또 한 순간을 잘 지나왔다고 생각하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반복할수록 깊이 새겨지는 법이니 슬픈 감정을 너무 오래 들고계시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래의 문장은 2021년 아침에 눈을 뜨면 갈 곳이 병원뿐이었던 때 반년간 저를 일으켰던 버팀목 중 하나입니다.
"안녕하세요, 환우 여러분! 저도 2년밖에 못산다고 했는데 16년째 살고있습니다. 희망 그리고 기적은 우리 옆에"
- OOO병원 응원정원의 어느 쪽지 中 -
이어지는 문장은 제게 매일에 감사할 수 있는 힘을 나누어준 글입니다. 한 글자씩 정성스러운 자필 글씨가 오래도록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작가의 자필 글씨로 다음 문장이 정중앙에 배치되어 있다. ‘두려움을 안고 파도를 넘어서고 나면 뜻밖의 따뜻한 햇살이 나를 맞이했다. 이 모두가 당연하지 않은 축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