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1년 동안 초면인 사람, 낯선 환경, 새로운 규칙을 만나면서 찾은 저를 관통하는 말입니다.
여러분을 대표하는 단 한 줄은 무엇인가요?
일하는 저에게서 2가지 면모를 엿볼 수 있습니다. 될 때까지 하는 용기와 그때까지 가지는 고집이겠지요. 어느 상황은 바뀌지만 어떤 태도가 달라지는 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1년이었답니다.
매달 팀의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모든 부서에 제안하는 내부통제 공문, 기안문과 첨부 문서를 주고받는 업무에서 사소한 선택을 해보기로 결심합니다. 이 문서를 받는 초심자, 이른바 바뀐 담당자의 입장에서 궁금할 수 있는 내용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저도 모르는 이야기를 전문성을 무장한 온갖 용어의 힘을 빌려 내보내는 게 저 다운 방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대외기관에 증적으로 전달하면서 동시에 언젠가 제가 이어온 일을 받아서 지켜갈 분에 대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전 전임자, 현 주임님이 쌓아온 시간의 힘도 빌려보고 ERP 시스템에 다음 사람을 위해 남겨진 글의 모음을 차근차근 읽으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쓰임새를 배워가곤 했습니다. 학교에서 법전으로만 만난 규정은 현실에서는 누군가를 지키기도 하고 다치게 하기도 했습니다. 끊임없이 왜 하는지 파헤치는 경험은 새로움과 익숙함을 전해주었습니다. 물론 어쩌면 주관, 때로는 고집이 제 공부를 위해 타인의 업무에 짐을 지우는 게 아닐까 걱정이 뒤따라올 때도 있습니다.
첫째, 내부통제 점검을 하는 당사자가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시행착오 끝에 문서 양식이나 내용에 작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둘째, 함께 하자고 요청하는 일은 무슨 법령 ·고시 ·내부관리규정에 근거하였으며 지키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을 받는지 점검 근거를 자세하게 달아서 보냈습니다. 셋째, 월마다 보내는 제안에 대한 답변, 요청사항, 질문과 같은 피드백은 잘 남겨두었다가 다음번에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녁에 담고 싶어도 빛 반사가 심했던 달을 아침에 마주본 날 참 선명하게 잘 보이는 걸 보면 제 일상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업무에 임하면서 타인의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임팩트가 빠르게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아이고야 실수야 할 수 있죠, 하필 그 자료가 잘못 나갔구나.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자고. 제가 지금 말을 아끼고 있지만 화가 났어도 참고 있어요." 저는 그 말을 듣고화법에무척 놀랐습니다.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은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의 공감을 먼저 하고당부의 말씀과 함께 마지막에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대화 방식에서 저도 한번 따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급하게 치고 들어오는 업무이더라도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해요. 왜 업무 프로세스가 그렇게 굳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담당자는 어떤 제약 때문에 일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는지 직접 찾아보세요. 저는 지금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거예요." 스스로 답을 구하는 시도가 다른 것을 보게 해 줄 것이라는 말로 들려옵니다.
일로 기쁨과 슬픔을 만나면서 흔들리고 바뀔 수 있는 외부 상황에서 균형을 잡는 일은 결국 흔들리지 않고 달라지지 않는 내면에 있다는 점을 경험해가고 있답니다. 이번주는 어떤 한주를 보낼지 기대하며 시작하는 월요일에 여러분을 만나서 즐겁게 시간을 쓸 수 있었습니다.
오늘 여러분을 가장 나답게 하는 선택과 행동은 삶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요?미숙할지라도 주저하지 않고 스스로를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을 응원하겠습니다.
회사에서의 내 일로 매일을 건너가고, 혼자만의 일을 하며 내일로 건너가기 위해 애쓰는 한 사람의 분투기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이건 내 일이니까. 취미가 아니라 일. 돈을 쓰면서 하는 일이 아니라 돈을 받으면서 하는 일. 그러니 잘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끝없이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