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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여름 Mar 23. 2024

휴가에도 나다움을 실현하고 싶어서

일상을 유지하면서 휴가를 즐기는 공간에서 살아본 시간, 워케이션에 대하여

주말이나 연휴를 보내고 어느새 찾아온 평일을 여는 질문이 있습니다. "지난 주말, 어떻게 지냈어요?"라고 물어봐주시는 안부 인사에 다음 주 답변은 조금은 특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침내 쉼이 필요한 시점이 찾아왔습니다. 일과 인간관계에  마음을 쓰면서 지나온 하루가 모여 몸이 굳는 긴장감을 더해가는 때, 잠깐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는 시간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내렸습니다. 요즘 여러분은 어떤 계기로 휴가를 훌쩍 떠날 마음이 드시나요?


휴식이 편안하려면 저를 아는 게 먼저이더군요. 언제든 가진 것을 잃을 수 있고 새롭게 찾아올 수 있으며 세상은 생각보다 더 넓어서 저는 낯선 일을 꾸준히 키워가는 과정을 좋아합니다.


친구와 함께 워케이션을 가기로 한 선택은 지금 제가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었답니다. 너무 오랜 시간을 견디지 말고 솔직한 감정을 바라보고 인정하자는 약속이 흐릿해지는 3월의 어느 날 그 마음을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한 친구와 향하는 여행길 밤 10시 소등된 휴게소에서 만난 뜻밖에 편의점이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졸음을 깨우는 사소한 행운이라고나 할까요)


오전 6시 반 잠에서 깨어 창밖을 보니 시원한 파도는 소리마저 경쾌해서 가벼운 아침식사 후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았습니다. 한적한 마을에서 조깅하면서 숨이 차올만큼 뛰는데 하루가 무척이나 충분하고 기대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할 때 한 바퀴 뛰고 힘이 남으면 또 달리는 성향이지만, 쉴 때 일행의 속도와 발걸음에 맞추어 걷고 뛰다 보니 숨 고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휴식은 그렇게나 어려운 과제이고 편안하게 쉴 때 쉬는 삶이 다소 맞지 않는 큰 신발처럼 어색해서 여가 시간에도 생산성을 찾아왔습니다.


숙소의 워크 라운지와 북끝서점(책 끝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에서 e북과 종이책을 오가면서 글감을 모으고 한 글자씩 생각을 꺼내보면서 이런 제 모습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친구의 이야기에도 눈을 마주 보고 귀를 기울이면서 몰랐던 상황과 감정도 알아갑니다.


아침 조깅부터 점심 서점에 이어 저녁 글쓰기까지


해질녘 이번 휴가의 마무리를 앞두고 친구에게 얼마 안 남았는데 어떤 생각이 드냐고 질문했습니다.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답변을 들으면서 이런 부분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친구와 달리 저는 주로 여행이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갈 제가 어떻게 살아갈지, 몇 년이 지나 서른의 저는 어떨지 자신을 찾곤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휴가 · 여가 · 여행의 마지막 날을 보내시나요?


여러분이 몸과 마음에 긴장감을 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있는 휴일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주에 발행할 2024년 3달 성적표가 궁금하신 분들은 3주 성적표에 대한 글을 보러 놀러와주시면 조만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나를 위해 온전히 하루를 보내는 건 지극정성을 쏟아야 가능한 일이다. 일단 뭘 해야 내 기분이 나아지고 에너지가 충전되는지 알아내는 게 우선이다.

누군가 낭만이라고 생각하는 일엔 꽤 큰 수고 혹은 포기가 따른다. 그리고 좋아 보이는 것 이면에는 늘 고통스럽고 씁쓸한 것이 서려 있다.

- 오한별 · 유승현 · 김희성 작가님, 살다 살다 프리랜서도 다 해보고 中 -
쫓아가는 바쁨은 좋고, 쫓기는 바쁨은 좋지 않다. 쫓아가는 바쁨은 의도된 바쁨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려는 계획과 노력에서 오는 바쁨이다. 휴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일상이었지만 진정한 워라밸을 찾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이제 선택의 순간이다. 나는 좀 더 바빠지더라도 쫓기기보단 쫓는 삶을 선택했다.

- 무빙워터 크리에이터(이동수 작가님), 갓생천재: 6. 천재는 쫓기지 않는다, 다만 쫓을 뿐!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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