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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외로운 이유

by 태연

우리는 늘 무언가를 기다린다.
마음을 가득 채워줄 대화,
온기를 나눌 연인,
무거운 하루를 잠시 잊게 해줄 음악이나
희열을 줄 어떤 특별한 경험.

그리고 그들이 우리 곁에 오면
짧은 순간 안도하고, 기뻐하고, 살아 있다는 감각에 눈물이 맺히기도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따뜻한 순간이 지나면 우리는 다시 외로워진다. 심지어 조금 더 깊은 공허와 함께.

우리는

왜,

그렇게 쉽게 외로워지는 걸까?



그 이유는,
우리가 진짜 원하는 건


오직 '자기 자신과의 연결'이기 때문이다.


외로움은 본질적으로 '나는 나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감각에서 온다. 아무리 누군가가 나를 감싸주고, 잠시의 쾌락이 나를 웃게 만들어도, 내가 나와 이어져 있지 않다면 그 모든 감정은 물 위에 던진 돌처럼 금세 가라앉고, 파동만 남는다. 우리가 외로운 이유는,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 안에 나와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나를 좀 알아봐줘”라는 기색을 흘리지만, 사실은 '나조차 나를 모르겠어'라는 절규를 세상에 비추는 것일지도 모른다. 잠깐의 희열은 외로움을 ‘지연’시킬 수 있지만 ‘해소’하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외로움은 무언가를 ‘더 갖는다고’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중심으로 깊이 내려갈 때, 비로소 조용히 사라지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진짜 사랑도, 진짜 기쁨도 사람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받아들였을 때, 그 수용의 공간에서 생겨나는 감정이다. 그러니 외로움을 느낀다고 해서 너무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그건 내가 ‘사람이 필요해서’가 아니라,자신에게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는 영혼의 신호일 뿐이다.

외로움은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모두를 향한 손을 잠시 거두고,


이제는 나를 안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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