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명상을 하다 특별한 경험을 했어요.
예전에 여행을 가서
트래킹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느꼈던 감동이 되살아난 것 같았어요.
명상을 하면 이런 걸 느낄 수 있는 건가요?
명상을 처음 하던 시절, 처음 했던 걷기 명상 중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짧지만 정말 강렬하게, 언젠가 다녀왔던 산의 풍경이 주변을 감싼 것만 같았어요. 그렇게 멀리, 힘들게, 돈을 들여서 가야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인 줄 알았는데, 작은 명상룸 안에서 그것보다 더 작은 요가매트 위를 걷는 중에 느낄 수 있다면... 정말 놀라울 뿐이었죠.
그래서 질문했습니다. 나름 '나 명상 잘했나 봐요. 칭찬해 주세요.'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A. 명상을 하다 보면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저,
'그런 경험이 있었구나'하고
알아차리면 됩니다.
선생님의 답변은 매우 간단했고, 그때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내심 의아했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싶었다랄까요. 그 에피소드는 그렇게 지났고, 명상 수련을 반복하면서 다양한 분들의 경험을 들었습니다. 어떤 분은 저와 비슷하게 매운 좋은 경험을 했고, 어떤 분은 매우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밝은 빛이 나타난다거나 종교 지도자의 형상을 본 경우, 매우 기분 좋은 순간의 감각이나 감정이 되살아났다는 등의 긍정적인 경험도 있었고요. 반대로, 매우 역겨움이 올라와 속이 울렁거렸다거나, 어떤 강렬한 통증이나 괴로웠던 경험이 되살아났다는 분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그저 그런 경험이 왔구나' 알아차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의미를... 몇 년 명상을 반복하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고요.
마음 챙김 명상은 그 순간의 감각이나 감정, 생각을 알아차리는 연습입니다. 명상 중에 오는 좋고 나쁜 경험도 그저 왔다가 사라지는 일순간일 뿐인 거죠. 그런데 명상을 처음 시작하면, 한 번 느껴본 좋은 경험을 다시 느껴보려고 붙잡기도 하고,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불쾌한 경험을 피하고자 명상 자체를 피하는 경우도 많이 생깁니다. 마음 챙김을 연습하려다 외려 무엇인가를 붙잡거나, 또는 거부하고 회피하고자 하게 되는 거죠.
삶에도 명상에도, 좋고 나쁜 경험들이 구름이나 바람처럼 왔다 갑니다. 그게 대체 무엇인지, 왜 그런 경험을 하게 된 건지, 더 느끼고 싶다거나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다거나 집착하지 말고 '그저 알아차리'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