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에서 감사하게도 고구마를 주셨다. 우리 가족 중 고구마를 즐겨 찾는 인간은 없고 오직 견(犬)만이 고구마를 탐낸다.
아기강아지 시절, 삶은 고구마를 그냥 줬더니 똥폭탄을 선사해서 삶은 고구마는 줄 수가 없다. 수분 가득한 고구마가 배변양을 많아지게 하고 물러지게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은 수분을 뺀 꿀고구마 오븐구이.
껍질을 감자 깎기 칼로 쓱싹쓱싹 벗기고, 스틱모양이 되지 않더라도 대충 두껍지 않게만 칼로 자른다.
(딱딱한 생고구마를 칼로 예쁘게 자르려다가 손가락이 희생될 수 있다.)
오븐판에 조각난 고구마를 올리고 단맛을 올려주는 꿀을 적당히 뿌린다.
그리고 빵가루가 가득 묻은 지저분한 발뮤다 기준 200도에 15분. (게으름뱅이에겐 예열이란 없다.)
15분 후 고구마들을 뒤집고 170도에서 15분 더 돌려준다.
구워지는 고구마를 애타게 기다리는 견생 보기엔 별로이나 맛있는 고구마 조각들
할 수 없이 받아먹는 척은 모모의 주특기
두 개를 먹고도 한 시간에 한 번은 고구마 간식통을 올려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