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쌍둥이 딸인 서영, 서정의 아빠입니다. 마흔이 되어서야 쌍둥이 두 딸을 얻었고, 아이들은 현재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많지만, 두 가지만 소개합니다.
하나는 제가 육아휴직을 할 때였는데, 아이들이 두 살쯤 무더위가 시작될 때, 에어컨 바람 대신 부채질을 하며 낮잠을 재울 때였습니다. 살랑살랑 일렁거리는 부채 바람에 편안하게 잠에 빠져드는 모습이 어찌나 평화로워 보였는지, 아이들의 얼굴 속에 온 우주가 숨겨져 있다는 느낌과 더불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아직도 그 장면이 기억에 선명합니다.
또 하나는 최근에 자전거 타기를 가르쳐주었는데, 6월 초의 더운 날씨에 자전거를 잡아주고 밀어주고, 또 밀어주기를 두 시간쯤 이어갈 때, 어느 순간 삐뚤빼뚤 비틀거리면서 자전거가 멀어져 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제 11살이지만 아빠의 보호와 품에서 혼자서, 홀로 서기를 시작하는 출발점이 이제 막 시작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견함과 뿌듯함, 아쉬움 같은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됐습니다.
아이들이 두 살 때는 1년간 육아휴직을 하면서 아이들의 몸 건강만을 생각하며 정성을 다해 키웠고, 3, 4살 때부터는 주말마다 공원, 문화센터, 연극 공연장, 극장 등을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 이후 집 밖으로 다니는 것이 여의치 않다 보니 주로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적절한 교육활동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교육적 활동으로 적절한 것에 대해 고민을 하다 생각한 것이 ‘영화인문학’이었습니다.
[왜 '영화'일까요?]
'영화'는 인문학, 철학, 자아성장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물로서 가장 훌륭한 도구입니다.
우리 모두는 ‘스토리(Story)’를 좋아합니다. 누군가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스토리의 시대라고도 합니다. 사람들은 왜 ‘스토리’를 좋아할까요? 스토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스토리가 직접적인 잔소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스토리를 감상 수용하는 사람은 스토리의 주체적 수용자입니다. 그 스토리의 메시지를 수용할지 거부할지에 대한 선택권은 전적으로 스토리를 감상하는 주체자의 몫입니다. 어른이 돼서도 잔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요. 스토리의 메시지는 우리들 삶에 대한 잔소리로 읽힐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스토리의 메시지-잔소리를 주체적으로 찾아서 수용하게 되면, 그 스토리는 세련된 것이 되고, 그렇지 않고 직접적인 잔소리만 부각됐다면, 거부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유주의적 개입주의’와 ‘선택설계자’라는 개념이 ‘넛지(Nudge)’ 책에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자유주의적 개입주의 (Libertarian Paternalism)
선택의 자유를 존중합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개입합니다.
이 개념은 사람들의 선택을 제한하거나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주장합니다.
선택 설계자 (Choice Architect)
선택 설계자는 사람들의 선택을 어떻게 하게 될지에 영향을 주는 환경을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슈퍼마켓의 레이아웃, 학교의 급식 메뉴 배치, 웹사이트 디자인 등에서 모든 선택은 설계자의 결정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설계자들이 어떻게 사람들의 선택을 유리하게 유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예시와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이제 아이들은 단순한 잔소리에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형식적으로 실천하다 곧 그만두기 마련입니다. 옳은 것, 좋은 것, 바람직한 것들을 아이들이 선택하게 하려면, 주체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장치들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부모가 원하는 그 선택을 아이들이 할 수 있도록, 그리고 부모의 설계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면 꼼꼼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영화인문학’이라는 뷔페식당에 두 딸을 초대하고 다양한 영화들을 음식 재료로 삼고, 인문학으로 요리를 합니다. 먹고 싶은 음식을 선택하고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것은 아이들의 선택입니다. 최대한 맛있게, 예쁘게, 그리고 다양한 요리를 차려 놓은 ‘영화인문학’에서 두 딸과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지난 1년을 보냈습니다.
앞으로 연재할 글은 ‘영화인문학’ 수업을 두 딸과 함께 지난 1년 간 진행한 과정과 그 결과물입니다. ‘영화인문학’ 수업의 주된 목표는 ‘Who am I?’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의 꿈을 찾고, 그 꿈을 쫓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아가면서 자신의 재능과 덕목으로 무엇을 키워야 하는지, 어떤 성장과 성숙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 좋은지 등의 수많은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찾아가는 것이 수업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와 영화를 감상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키우고 글쓰기를 하는 전체 수업 과정과 글쓰기 결과물을 본 연재에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아빠와 딸의 영화인문학 여행'에서는 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각종 미디어를 감상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잘 알아갈 수 있도록 생각의 기회를 갖고, 글쓰기를 통해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영화인문학을 통해 생각의 표현과 수용의 과정을 체험하고 실습합니다. 영화는 시각과 청각, 그리고 감정을 동시에 자극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생각의 표현과 수용에 있어 매우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을 듣고 보며,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정리하게 됩니다. 수업의 목표는 영화의 내용과 형식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영화를 통해 얻은 정보와 감정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정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반성적이고 성찰적인 사고를 함양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 과정의 중심은 'Who am I?'에 있습니다. '아빠와 딸의 영화인문학 여행'은 '진정한 나'에게로 향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나를 찾았을 때 우리는 목적을 이루는 삶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또한 성실히 전 과정에 참여하고 과제 수행을 통해 문해력과 창의적, 논리적 글쓰기 능력과 표현력과 발표력 등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수업의 중심은 '듣기-읽기', '쓰기-말하기'의 순환]
글쓰기는 홀로 설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하기, 읽기, 듣기가 같이 가야됩니다. 그래서 글쓰기, 말하기, 읽기, 듣기 이 네 박자가 잘 맞아야 하죠. 글쓰기만 열심히 해서는 글을 잘 쓸 수 없는 이유입니다. - 강원국
글쓰기는 어떤 의미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창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글이라는 무대에 자신을 주인공으로 올려놓고 연출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개성을 발산하며, 아우라를 형성하는 장이다. 그것이 글쓰기의 매력이다. - 강원국
- 소설 ‘모모’ 중에서
옛날, 먼 옛날, 인간들이 전혀 다른 말을 쓰던 옛적에, 따스한 나라들에 이미 굉장히 화려한 큰 도시들이 세워져 있었다. 이 큰 도시의 남쪽 끝 교외(郊外)에 어디부터선가 논밭이 시작되고 갈수록 점점 가난해 보이는 오두막과 인가(人家)가 보이는 곳에, 소나무 숲에 가려진 작은 원형극장의 잔해가 남아 있다. 이 극장은 그 옛날에도 호화로운 극장에 비하면 아주 작은 극장이었다. (중략)
그런데 어느 날 마을 사람들 사이에, 요즘 누군가가 그 폐허 속에서 살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것은 어린아이, 어쩌면 어린 소녀라는 소문이었다. 아이가 약간 괴상한 옷차림을 하고 있어서, 아닌 게 아니라 확실히는 말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 아이는 모모라던가, 그와 비슷한 이름이라고 했다.(중략)
거의 언제이고 꼬마 곁에는 누군가가 앉아 얘기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모모를 필요로 하는데도 올 수 없는 사람은 모모를 부르러 사람을 보내었다. 모모의 존재 필요성을 미처 깨닫지 못한 사람한테, 다른 이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모모한테 가 보게!"
이 말은 점점 마을 사람들 간에 으레 하는 말투가 되어 버렸다. 마치 "만사형통하시기를!", "천천히 많이 드십시오!" 또는 "하느님이 알고 계시지!"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투로, 사람들은 있을 수 있는 어떤 경우에도 "아무튼 모모한테 가 보게!"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모든 사람한테 일일이 훌륭한 충고를 해 줄 수 있을 만큼 모모가 기막히게 현명해서였을까? 위안을 필요로 하는 사람 앞에서 항상 적절한 말을 찾아내서였을까? 아니면 현명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어서였을까? (중략)
꼬마 모모가 가진 재간, 다른 누구나가 할 수 없는 능력은, 귀를 기울여 듣는 일이었다.
그거야 별 특별난 재간이 아니라고 어쩌면 많은 독자는 말할는지 모른다. 귀 기울여 듣는 거야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진정으로 귀 기울여 듣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야말로 극히 드물다. 더욱이 모모가 도달하고 있는 귀 기울임의 경지는 세상에 둘 찾기 어려운 것이었다.
모모는, 어리석은 사람들한테 문득 혜안(慧眼)이 떠지게끔, 귀 기울여 들어줄 줄을 알았다. 그건 모모가 사람들에게 그런 생각을 깨우칠만한 말을 하거나 질문을 해서가 아니었다. 아니, 모모는 그냥 옆에서 앉아 오로지 귀 기울여 듣기만 하였다. 온 정신을 집중하고, 온 마음을 쏟으며, 그러면서 그 크고 검은 눈으로 상대방을 응시하였다. 그때 상대방은, 자기 안에 감추어져 있었다고는 도저히 느낄 수 없었던 지혜로운 생각이 불현듯 자기 안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중략)
모모에게 가서 그 모든 것을 털어놓으면 그는 이야기하는 도중 어느새 신비스럽게도, 자기가 근본적으로 틀린 생각을 했다는 것, 현재의 그 자신은 수많은 인간의 틈에서 오로지 단 한 번 존재한다는 것, 따라서 자기 나름의 독특한 생활 방식으로 해서 자기는 이 세상에서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선명히 알게 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모모는 귀 기울여 들어줄 줄을 알았다!
꼬마 모모는 상대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행위로, 그들이 자신의 문제와 마주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그 단순해 보이는 행위 속에는 생각의 표현과 그것을 수용하는 '귀 기울임'의 중요성에 대한 귀중한 교훈이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생각을 갖습니다. 이러한 생각들은 때때로 복잡하게 얽혀있거나,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은 채 우리의 머릿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 생각들을 명확하게 표현하거나 정리하지 않기 때문에, 자주 그 의미나 중요성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러나 생각을 밖으로 출력, 즉 말하거나 쓰는 것을 통해 그 생각들은 분명하고 구체적인 형태를 갖게 됩니다.
이때, '모모'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듣기의 근본적인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모모는 단순히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생각을 표현하며 정리하는 과정이 문제 해결의 핵심이었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표현하는 행위, 즉 말하기와 쓰기는 생각의 깊이와 폭을 확장시키는 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생각은 더욱 뚜렷하고 구체적으로 정립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표현은 다시 듣기와 읽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며, 그들의 반응과 피드백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의 생각을 재정립하게 됩니다. 이러한 순환 구조 속에서 우리의 생각은 더욱 성숙해지며, 생각의 깊이와 폭이 확장됩니다.
물론, 말하고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이전 단계로서의 듣기와 읽기는 또한 중요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을 듣고 읽음으로써,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확장하고 다양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수용하고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정리함으로써, 생각의 질과 깊이가 더욱 향상됩니다.
본 수업에서는 마치 '모모'가 그렇듯이, 귀를 기울여 듣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공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본 수업에서 그러한 경험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왜 '글쓰기'인가?]
"글은 생각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합니다." - E. M. 포스터
"나는 쓰기를 통해 자신을 발견한다." - 헨리 밀러
'글쓰기'는 머릿속의 파편화된 생각들, 추상적인 것들을 글로써 구체화시키는 것이지만, 정작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대부분의 글쓰기 관련 책과 이론들은 무척이나 추상적입니다. 좀 더 쉽고 단순 명쾌한 글쓰기 지침서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초등학생이나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글쓰기를 어려워하기 때문에 좀 더 단순하고 접근하기 쉬운 글쓰기 방법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정한 글쓰기를 가르치는 목적 세 가지는 '발상과 표현', '생각 정리와 사고력 향상', '글쓰기 기술 향상'입니다.
1. 발상과 표현 : 표현력은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을 반영합니다. 글쓰기는 개인의 경험, 감정,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타인에게 전달하는 데 필요한 통신 도구입니다. 따라서 발상과 표현 능력은 글쓰기의 가장 기본적인 시작점입니다. 발상과 표현의 연습은 개인의 창의성을 향상하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합니다. 또한,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확립하게 됩니다.
2. 생각 정리와 사고력 향상 : 글쓰기는 단순한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복잡한 사고 과정의 결과물입니다. 정보를 분석, 종합,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논리적인 구조를 가진 글을 생성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개인의 사고력을 향상하는데 필수적입니다. 글쓰기를 통한 생각의 정리는 학습자에게 정보를 조직화하고 문제를 분석하는 능력을 제공합니다. 또한, 꾸준한 연습을 통해 학습자는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3. 글쓰기 기술 향상 : 효과적인 글은 구조적이고 명료해야 합니다. 글쓰기의 기술적 요소, 글쓰기 기술의 향상은 효과적이고 설득력 있는 글을 작성할 수 있게 합니다.
영화인문학 수업은 동화, 우화, 소설,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주재료로 사용하고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게 하는 과정입니다. 이야기나 영상물의 소재도 중요하지만 '질문'의 형식과 내용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각 글쓰기의 목적을 위해 고민했던 질문들 몇 가지만 소개합니다. 교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고민도 제일 많이 하고, 시간도 가장 많이 걸렸던 부분입니다.
1. 발상과 표현
물체나 동물로 비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만약 동물이었다면 어떤 동물일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동물의 특성 중 어떤 것이 주인공과 같다고 생각하나요?", "나를 구체적 사물로 표현해 보세요."
감정 연결: "이 장면을 보고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그 감정이 생긴 원인은 무엇인가요?"
시간 여행: "만약 이 이야기가 100년 전에 일어났다면 어떤 점이 다르게 전개될까요?"
2. 생각정리와 사고력 향상
가상의 시나리오: "만약 이 주인공이 다른 결정을 내렸다면 결과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대안 제시: "이 문제점을 당신이라면 어떻게 해결했을 것 같아요?"
다양한 관점: "이 장면을 다른 주인공의 시각에서 본다면 어떻게 느껴질까요?"
3. 글쓰기 기술 향상
주제문 및 근거 작성: 학생들이 자신의 주장을 제시하고, 그 주장을 지지하는 근거를 제시하도록 하세요. "당신의 주장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문장의 호응 관계 확인: 학생들이 문장 간의 관계를 적절히 연결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세요. "이 문장이 이전 문장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나요? 문장과 문장 사이의 연결어를 사용하여 호응 관계를 명확히 표현해 보세요."
초급 단계에서 글쓰기와 친숙해지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쓴 글에 대해 최대한 칭찬을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잘 썼다!', '아주 좋은데.', '멋진 글이야!' 같은 칭찬이 아니라 그 글에 드러난 아이들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니 정말 놀라운데!', '자신을 김밥에 비유한 것과 서영이의 특성이 너무 잘 어울려.', '서정이는 너의 상상대로 20년 후에 정말 멋진 과학자가 되어 있을 것 같아. 아빠가 늘 응원할게.'처럼 피드백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문장의 호응 관계 등을 지적하면서 단기간에 문장만 잘 쓰기를 바란다면, 그 잔소리에 아이들의 글쓰기 의욕은 줄어들고 말 겁니다.
['요약하기'와 사고력]
'요약'은 생각 정리와 사고력을 키웁니다!
영화를 감상한 후의 글쓰기에서 필수 요소는 '요약하기'입니다. 앞서 초급 단계에서 글쓰기의 목적은 발상과 표현, 생각 정리와 사고력 향상, 기능적 글쓰기 능력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영화의 줄거리 '요약하기'는 생각 정리와 사고력 향상에 매우 좋은 도구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기 위해서는 영화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천천히 다시 되돌려봐야 하고, 핵심 장면-내용과 그렇지 않은 장면-내용들을 평가하면서 독해력과 비판적 사고를 연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요약하기'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스스로 영화를 재음미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가장 큰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영화의 중요 장면과 대사들을 통해 교훈을 얻기도 하고 새로운 생각들에 도달하기도 합니다.
'소셜딜레마'라는 다큐멘터리에 유튜브의 자동 추천 기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던 개발자가 출연해 '지금 당장 자동재생 사용을 중지하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영상을 계속 보다 보면 생각을 할 수 없습니다. 영상의 흐름대로 내 의식도 계속 떠밀려가기 마련입니다. 영화인문학 수업에서 영상을 이용해 수업을 하지만, 영상은 단순히 이용만 할 뿐입니다.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 영상을 도구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영화를 감상한 후에는 '요약하기', '인상 깊은 대사와 장면은 무엇인지?',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한 내가 느낀 생각은 무엇인지?', '영화를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소개할 건지?',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나의 선택은?' 등의 질문을 통해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 음미할 기회가 필요합니다.
영화 감상을 할 때는 부모님이 이미 보셨던 영화였어도 아이들과 함께 감상하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이 영화에 집중하는 만큼 영화에 집중합니다.
참고로 글쓰기에서 '요약하기'의 중요성과 효과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 형성: 요약 활동은 학습자 스스로 원문의 내용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활동입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습자는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습관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 향상: 원문의 내용을 요약하며 자신만의 문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학습자는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점차 얻게 됩니다. 이는 나중에 더 복잡한 글쓰기 활동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정보 처리 능력 향상: 요약을 통해 학습자는 주요 정보와 부차적인 정보를 구분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학습자는 복잡한 정보나 내용을 필터링하고 핵심적인 내용만을 추출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독해 능력 강화: 요약은 학습자가 원문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말로 재구성하는 활동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습자의 독해 능력도 점진적으로 향상됩니다.
비판적 사고 발달: 원문의 주요 내용을 추출하고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는 원문의 주장이나 논점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표현 능력 향상: 요약은 원문의 정보를 짧고 간결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학습자는 명료하고 간결한 문장을 구성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기억력 강화: 요약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는 주요 내용을 반복적으로 읽게 되어 그 내용을 더 잘 기억하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언어로 정보를 재구성하면 그 내용이 장기 기억에 더 잘 남게 됩니다.
[아빠와 딸의 영화인문학 여행을 시작하면서...]
소설 '모모'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읽었던 소설인데, 지금도 그 당시를 돌아보면 회색 양복의 시간도둑 이
야기가 너무나 재미있었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큰 교훈을 느꼈습니다. 1차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큰 교훈이긴 했지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의문점 하나가 생겼습니다. 그것은 모모가 단 하마디의 충고를 하지도 않았는데, 왜 사람들은 '자기 안에 감추어져 있었다고는 도저히 느낄 수 없었던 지혜로운 생각이 불현듯 자기 안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을까?' 그것은 모모의 힘도 있었겠지만, 보통 머릿속의 실타래처럼 엉킨 생각들을 통째로 꺼내서 보여줄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는 스스로 그 엉킨 생각의 실타래를 기승전결로 풀어서 들려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의 실타래를 풀다 보면 어디가 엉킨 곳인지, 고민의 문제가 무엇인지,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게 됩니다.
'모모'의 이야기를 첫 수업에 꺼낸 이유로, 첫 째는 아빠가 두 딸에게 수업을 한다고 해서 아빠의 메시지만이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두 딸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자 하는 마음의 다짐이 컸고, 그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을 제대로 읽고자 했습니다. 둘 째는 말하기와 글쓰기의 기회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아이들의 생각과 지혜를 자라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셋 째는 아빠와 딸 모두 서로가 서로의 말에 귀 기울여 듣자라는 약속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참고로, 아빠와 딸의 관계에서 수업을 진행하긴 하지만, 조금은 격식을 차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수업하는 장소는 스터디카페의 세미나실을 빌려서 했고, 수업 시간만큼은 아이들에게 저의 호칭을 선생님으로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이 연재물을 참고해서 자녀와 함께 영화인문학 수업을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점이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글 싣는 순서- 각 단원 제목]
- 한 단원이 보통 A4 30쪽 분량이어서 각 단원별로 1주일에 1회씩 3회에 걸쳐 나눠서 연재할 예정입니다. 주제와 더불어 영화의 주요 메세지에 대한 설명과 아이들의 생각과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이야기들, 그리고 아이들이 직접 쓴 글들은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PART1
1. Who am I? - 라이언 킹, 슈렉
2. ‘나 다움’ 발견하기 - 빌리 엘리어트, 쿵푸 팬더
3. ‘나의 꿈‘ 찾기 - 귀를 기울이면, 빅 히어로
4. ‘나의 꿈’ 쫓아가기 -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나는 반대한다.
5. 나를 이끌고 가는 것 -‘주체성(나의 주인됨)’ - 갈매기의 꿈, 야구 소녀
(각 단원은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2
6. 나를 이끌고 가는 것 - 진정한 자존감 - 스탠바이 웬디, 위대한 쇼맨
7. 나를 이끌고 가는 것 - 자신감 - 몬스터 대학교, 주토피아
8. 꿈을 향해 나아가기1 - 카르페 디엠, 시간 다루기 - 7번째 내가 죽던 날, 모모
9. 꿈을 향해 나아가기2 - 열정과 몰입 - 트루 스피릿, 슈퍼스타 감사용, 퍼펙트 게임
10. 꿈을 향해 나아가기3 꾸준함 - 나무를 심은 사람, 나의 왼발
PART3
11. 걸림돌과 디딤돌1 - 역경, 성장통- 던 월, 굿 윌 헌팅
12. 걸림돌과 디딤돌2 - 삶의 태도, 각성, 도약 - 매트릭스, 쿵푸허슬
13. 배움과 습관 -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다큐 '습관' 2부작
14. 선택과 행복 - 포레스트 검프, 코코, 꾸뻬씨의 행복 여행
15. 리더십과 좋은 어른 되기 - 인턴, 벌새
두 딸과 즐거운 시간(신서정, 신철순, 신서영)
두 딸과 영화인문학 수업 중
[덧붙이는 말]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 중에 자녀와 함께 좀 더 의미 있는 교육적 활동을 고민하고 있고, 좀더 쉬운 안내를 따라 하고 싶으신 분들은 앞으로 연재하는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각 단원별로 주제별 활동 수업한 것이 있지만 지면 관계상 싣지는 못하고, 각 주제와 관련된 권장할만한 활동들을 이름만 간단히 소개합니다. 인터넷에 검색하시면 많은 자료들이 있기 때문에 참고해서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1. Who am I? - 에니어그램 성격 유형 진단 활동
2. ‘나 다움’ 발견하기 - 초등용 문장완성 검사, 초등용 MBTI 검사 활동
3. ‘나의 꿈‘ 찾기 - 진로흥미 검사, 어떻게 살 것인가? - 선호 가치 선택 활동
4. ‘나의 꿈’ 쫓아가기 - 나의 꿈 표현하고 소개하기 활동
5. 나를 이끌고 가는 것1 -‘주체성(나의 주인됨)’ - 자기주도성 측정 설문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