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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민호 Feb 19. 2024

초등 고학년의 책 읽기란?

경주마와 야생마형 책 읽기

종종 초등 고학년 학생의 독서에 관해 설명할 때, 경주마와 야생마를 비교해 설명하곤 한다. 머릿속으로 경주마 한 마리와 야생마 한 마리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어떤 차이가?


사람 생각이 비슷비슷하다고, 아마 대부분 사람들은 길들이려는 사람들의 밧줄을 풀고, 초원을 거침없이 달리는 말의 모습은 떠올릴 테다.


경주마는? 일단, 요이~ 땅 하면 경마장을 미친 듯이 질주하는  모습이 떠오르는데, 말의 머리를 잘 살펴보면? 야생마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경주마는 앞만 보고 전력 질주를 하라고 양 눈의 옆 시야를 가린다. 그래서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린다. 하지만 야생마는 눈을 가리는 장애물이 없으니 자기 마음껏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닌다.


초등 고학년의 책 읽기가 야생마와 같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의 글에서 유아기와 초등 저학년 학생이 그림책을 충분히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말씀드렸다.


앞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초등 중학년이 되면, 그림책과 함께 등장인물도 다양하게 나오고, 조금 더 복잡한 구조의 서사가 있는 이야기 책을 읽으며, 독서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추론하며 책을 읽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초등 고학년이 되면 이제 독서의 시야를 넓혀야 한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역사, 과학, 철학, 경제 등 다양한 비문학 책을 읽고 호기심을 자극해 주어야 한다.


문학은 대부분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난 비문학 또한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역사도 그렇고 철학도 인간의 이야기고 인간에 대한 고민이다. 과학 또한 인간의 삶과 분리해 설명할 수 있을까? 문학과 비문학은 인간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그렇게 초등 고학년이 되면, 조금 더 깊이 있게 그리고 다양하게 경제와 관련한 책도 읽고, 과학이나 수학에 관련한 책도 읽어야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다.


아이마다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가 있는 만큼, 싫어하는 분야도 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분야라 할지라도 필요하다면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중 고등학교에 진학해 내가 수학을 좋아하고 국어를 싫어한다고 수학만 공부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초등 고학년부터 다양한 비문학 책을 읽어야 하는 다른 이유는 어휘력이다. 중 고등학교에 진학해 교과 공부를 하고 시험도 치르려면, 그리고 공부의 이해도와 효율성을 높이려면 비문학에 등장하는 용어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그런데 이 어휘들은 초등 저학년 때 읽었던 책에는 잘 나오지 않았던 단어들이니 생소하다. 그래서 초등 고학년 시기에 적절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중학생이 되어 준비를 한 학생과 어휘력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어휘력의 부족은 곧 학습 능력의 부족으로 직결된다.


초등 고학년이 되는 자녀가 있으시다면,


아이가 야생마 형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다. 단 과유불급이다. 아주 먼 미래에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 너무 이른 나이에 비문학 위주의 독서를  한다면 균형이 무너진다.


아이들의 올바른 독서는 어려운 책을 당겨서  미리 읽는 것이 아니라, 그 나이에 맞는 책을 충분히 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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