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에게
K에게
안녕, 나의 예쁜 동생 K. 부쩍 너의 상태메세지가 어둡다. 청소년기를 지나며 늘 마음 한 켠에 무거운 고민을 한가득 가지고 있는 너라는 걸 알지만, 우울함이 길어지는 건 좋지 않다는 걸 알아서 가끔은 걱정이 된다. 나도 힘든 시기를 겪어본 일이 없는 게 아니니 무어라 함부로 말을 하기도 어렵고, 동시에 지쳐있을 네 마음이 이해가 가더라고. 나도 너랑 같은 말을 했었거든.
“평범해지고 싶어”
평범이 뭘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지금의 나보다 그때의 내가 더 평범했던 것 같은데, 그때의 나, 그리고 지금의 너는. 왜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걸까. 잠시 생각해봤어. 사람은 다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다른 성장 과정을 통해 각자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 세상 그 누구도 모든 것이 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지. 그런 차이가 어쩌면 남들과 나는 다르다는 마음을 만들어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다면 평범하지 않은 사람은 누가 있을까.
너의 아픔과 고민을 가볍게 생각하자는 건 아니지만, 그저 생각을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 해. 우리는 저마다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결국 답은 타인에게 존재하지 않지. 나의 문제에 대한 답은 나만이 알고 있다는 말이야. 우리가 살아가는 일은 그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닐까. 그리고 어쩌면 답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
나는 욕심이 참 많은 사람이야. 그 욕심 때문에 늘 지치고 힘들면서도, 늘 높은 곳을 바라본다. 더 성장하고 싶고, 더 커지고 싶단 마음이 지금도 나를 달리게 한다. 하지만 아무리 올라도 그 성장 자체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더라고. 그렇다고 그 욕심을 버리자는 건 아니지만,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그 마음을 지탱해줄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
그래서 나는 글을 써. 마음이 지치면 퐁신퐁신한 수플레를 먹으러 달려가고, 따뜻한 라떼 한 잔을 시켜놓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답답해질 때는 바다를 보겠다며 부산으로 달려가고, 퇴근길에 몸이 지치면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총총히 박힌 별을 바라보며 잠시 머릿속을 비워. 삶 속에 무용하고 소소한 것들이 나를 숨 쉬게 한다는 걸 나는 자주 느껴. 때로는 더 나아가,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해.
그렇게 나는 나아감과 쉼을 반복하며 나아가고 있지. 내게 행복을 주는 요소들이 결코 너에게 똑같을 거라는 말은 아니야. 앞서 말했듯, 너에게는 너만의 이야기가 존재할 거야. 네가 빵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진로를 택하고, 지금 그 자리까지 가게 한 너의 목표를 말하는 게 아니야. 너의 꿈을 찾았고, 도착점을 알았으니 이제는 너의 쉼표를 찾아보자.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아.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조차도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특별해지는 게 우리 삶이더라. 허공에 떠 있는 깃털은 작고, 무심코 지나치기에 십상이지만 내가 특별하다고 여기는 순간에서야 우리의 눈에 깃털도 보이는 법이야. 특별하다는 게 알고보니 참 별거 아니지. 결국 모든 시작과 끝은 우리 마음에 존재한다는 걸.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에 지쳐버린 K. 사람은 모두 이야기이고, 세상 그 어떤 이야기도 같은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아. 그렇기에 누구나 다 특별하고도 평범하다. 그렇기에 어렵지만, 한없이 쉬울 수 있기도 하지. 너의 고민에 나는 그 어떤 답도 할 수 없지만, 결국 너는 너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겠지. 그 이야기 속 언젠가는 답도 찾을 수 있을 거야.
너의 이야기를 응원한다. 편안한 새벽이야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