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
어릴 적, 처음 다짐했던 나의 신념은 사람이 가장 먼저인 사람이 되자는 것이었지요. 그렇게 사람을 좋아하며 살다 보니 책에 울고 웃으며 위로받는 나를 보며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그런 힘을 주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살아가는 중에 잠시 엉뚱한 길로 들어 헤매는 날도 존재했지만, 결국 다시 ‘사람’으로 돌아와 뒤늦게 심리학을 공부하는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나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사람에게 진심인 만큼, 내 생각을 정리하여 글로 쓰는 일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직접 전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어떤 편지의 수신자는 이제는 내 곁에 남아있지 않은 인연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끊어진 인연을 아쉬워하고 또 그리워하면서, 지금 내 곁에 있는 인연을 소중히 하라는 깨우침을 전하려던 모양입니다.
이번 책을 쓰는 일은 제가 살아온 순간들은 모두 사람을 향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때의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 순간들이 나의 생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분명해지는 동시에 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보였습니다. 그렇게 주제마다 떠오르는 사람이나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이를 떠올리며 새벽마다 한 통씩 편지를 써 내려갔습니다. 여전히 제 안엔 지나가거나 함께 머무르고 있는 무수한 인연들이 많아 더 많은 이들을 책 속에 담지 못해 아쉬울 따름입니다.
모든 것은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지요. 그 모든 인연들은 어떤 식으로든 내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나를 찾아온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존재와의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모든 순간들이 내게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지금 내 곁에 머무르는 인연들도 내게 깨달음과 성찰을 전해주겠지요. 지금까지 만난 이들과의 인연뿐 아니라 이 책, 더 나아가서는 글 자체와의 인연까지도. 그저 더 붉게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나는 그 모든 인연을 더욱 붉게 사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