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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는 전세 지옥

by 유다로 Dec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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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도 개발이는 아내와 한남에 새로 생긴 맛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때 개발이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힐스테이트 105동 402호 세입자 분이시죠?"

"집주인입니다"


(집주인?? 집주인이 왜 전화를 했지??)

"아 네 맞습니다. 무슨 일.. 이 시죠??"


"네 3개월 뒤가 전세 만기인데, 연장하실 건지 여쭤보려고 연락드렸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네 연장하고 싶습니다. 이거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하나요?"


"네 계약서도 다시 써야 하고, 지금 전세가가 오른 거 아시죠?"

"저희는 연장이니 시세보단 조금 저렴하게 해서 5천만 원만 올려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네??? 오..오천만원이요???"

"아... 일단 알겠습니다..."


개발이는 사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전세계약을 하면 그냥 연장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


핸드폰을 열어 네이버부동산에서 전세시세를 확인해 보니, 2년 전보다 8천만 원이나 오른 상태였다.


순간 개발이는 눈앞이 깜깜해졌다. 와이프와 2년간 모은 돈은 매달 100만 원씩 넣었던 적금 2000만 원과 월급 통장에 남은 예금 400만 원이 전부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여느 때와는 다르게 심각해다. 늘 하던 단지 내 산책도 생략하고 바로 집으로 올라왔다.


개발이의 머릿속은 5000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심각한 표정의 개발이를 보며 아내도 같이 불안해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내일 은행 가서 대출이 되나 알아볼게"


개발이는 불안한 아내를 달래려 애써 웃음을 지어보았지만, 그날 밤 한숨도 자지 못했다.


다음날 개발이는 오후 반차를 쓰고 은행에 갔다. 다행히 늘어난 전세금만큼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역세권 신축 20평대에 2년을 더 사는 대가로 5000만 원의 빚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 후 아이가 태어나면서 아내는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회사 규모가 크지 않아서 육아휴직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제 둘만의 오붓한 시간도 사라졌다.

대신 아이를 키우며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다. 처음 해보는 육아라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평생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행복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전세 만기 날짜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개발이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


개발이는 이제 네이버 부동산에서 전세시세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전세금 5.5억


2년 전보다 1억이 더 오른 전세가이다.

5.5억이면 4년 전 집값보다 비싼 금액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집을 그냥 살걸 하는 후회가 밀려들었다.


급한 마음에 다시 한번 은행에 방문해 대출 문의를 했다.

다행히 대출은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늘어난 이자가 도저히 감당이 안될 거 같았다.


둘이 벌어서 둘이 쓸 때는 대출금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는데, 이제는 외벌이에 3 식구를 책임져야 했다.

지금도 생활비가 빠듯하다 못해 매달 마이너스인데, 여기에 대출금이 더 늘어난 다니 정말 눈앞이 깜깜해졌다.


그렇다고 지금 이 생활을 포기할 순 없다. 내년에 갈 아이의 어린이집도 이미 결정이 되어 있었고, 와이프도 동네 친구가 여러 명 생겼다.


"아니 전세가 계속 이렇게 오른다고??"

"이게 말이 돼?!?!?"


개발이는 현실을 부정해 보았지만 역시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리고 결국

오지 않았으면 하는 전화가 왔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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