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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전세 악순환

by 유다로 Dec 3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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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루루루

(발신인 : 집주인)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집주인이에요~"

"곧 전세 만기인데 전세가 1억이.. 올라서요"

"혹시 1억 올려서 연장하시건가 여쭤보려고 연락드렸습니다"


"아.. 네 고민해 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개발이는 그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집주인 전화를 받으니 심장이 조여 오는 것 같았다.


이제 개발이에게 주어진 선택은 두 개였다.


추가로 전세 대출을 받고 전세 연장을 하느냐?

이 참에 다른 곳으로 가느나?


개발이는 요즘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는 민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민기야 잘 지내냐 나다"

 

"어 그래 나야 잘 지내지~ 무슨 일이야??"


"그게 아니라, 나 살고 있는 집 이번에 전세 만기인데..."

"전세금을 또 올려줘야 하더라고..."

"이거 올려주는 게 맞는 건가 싶어서"


"아.. 흠.. 이건 너의 선택 문제인데"

"나라면 전세 연장 안 하고, 집을 살 거 같긴 하다"


"지금 집을?? 요즘 집값이 올랐다고 하던데"

"좀 떨어지면 사는 게 낫지 않아?"


"오르긴 했지만, 언제 떨어질지 알 수도 없고"

"원래 집은 인플레이션에 맞게 오르는 거라"

"길게 보면 우상향 한다고 보면 되거든"

"그리고 내 집이 있어야 중립 기어 느낌이야"


"인플 머?? 중립기어는 왜 나와 여기서??"


"그러니깐 내 집이 있어야 전세금 때문에 이사 갈 일도 없고, 혹시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그때 더 좋은 곳으로 갈아타면 되니깐,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좋을 거 같단 이야기야"


"아.. 결국 지금 집을 사는 게 낫다는 거지? 일단 알겠어 고맙다"


그렇게 민기와 통화를 마치고, 개발이는 내 집마련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 후 개발이는 서울 이곳저곳을 뒤져가며 집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산에 맞는 집은 신혼 때 봤던 그런 낡은 구축아파트들 뿐이었다.


이미 신축을 맛본 이후라, 그런 구축 아파트엔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신축에 내 집 마련 하려면, 서울을 벗어나야 했는데, 서울을 떠나는 건 죽기보다 싫었다.


"그래 한번만 더 전세 연장을 하자"

"2년 뒤에 집값이 좀 떨어지면, 그때! 꼭 내 집마련 하는 거야"


결국 개발이는 전세 대출을 추가로 받고 2년 전세 연장을 하였다.


그리고 2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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