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괜찮을까 , 나는 왜 궁금할까

끝난 관계보다 먼저 돌아보게 되는 마음에 대하여

by 그릿 grit

이상하게도

요즘 가장 자주 드는 생각은

내가 잘 지내고 있는지가 아니라

그 사람이 괜찮은 지다.


이미 끝났고,

연락하지 않기로 했고,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도 문득문득

그 사람의 안부가 마음을 스친다.


잘 먹고 있을까.

잠은 좀 자고 있을까.

하루를 버티느라

나처럼 애쓰고 있지는 않을까.

이 질문들이 나를 더 지치게 만드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이렇게까지 궁금해하는

나 자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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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직 궁금할까.

왜 끝난 사람의 하루를

이렇게 쉽게 놓지 못할까.

사람들은 말한다.

그건 미련이라고.

아직 정리가 덜 됐다는 증거라고.


하지만 나는 요즘

그 말이 조금 차갑게 느껴진다.

누군가를 오래 사랑했던 사람에게

마음은 스위치처럼 꺼지지 않는다.

관계는 끝났어도

마음은 한동안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그 사람의 안부를 떠올리는 건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라기보다

함께 살아온 시간이

너무 성실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랑은 끝났는데

걱정은 아직 남아 있는 상태.


그게 지금의 나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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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가 궁금한 건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을 사랑하던

나 자신은 아닐까.

그때의 나,

누군가를 온 마음으로 걱정하던 나,

누군가의 하루를

자연스럽게 품고 살던 나.

그 마음이

갑자기 사라진 것 같아서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은 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요즘

그 사람의 안부를 떠올릴 때마다

나에게도 같은 질문을 건네본다.

나는 오늘,

누가 나를 이렇게

걱정해주고 있을까.

아니면

내가 나를

조금이라도 살펴주고 있을까.


누군가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마음은
반드시 미련의 증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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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직

사람을 함부로 지나치지 않는

마음이 남아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다만 이제는

그 궁금함이

나를 다치게 하지 않도록

조금 더 조심해보려 한다.


그 사람이 괜찮은지보다

오늘의 내가

조금 덜 외로웠는지,

조금 덜 무리했는지를

먼저 묻기로 한다.


아직 사랑 중이라는 말은

그 사람을 기다린다는 뜻이 아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나를

함부로 밀어내지 않겠다는

조용한 선택에 가깝다.


오늘도 문득

그 사람은 괜찮을까

생각하다가,

그 마음을

부드럽게 접어

나에게로 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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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이 정도로 궁금해하는 나는

여전히 다정한 사람이라고 그릿 Grit-

오늘 밤에도,

혼자서 마음을 견디고 있는 당신 옆에

말없이 앉아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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