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위탁교육, 숨겨진 황금광
후배들이 위탁교육을 갈지 말지 물어오면 지난 화에서 언급한 장점과 함께 가급적 중립적으로 현실을 전달해 준다. 위탁교육을 주제로 노하우집 책도 만들었다 보니 수집한 사례가 많은 탓에 알음알음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위탁교육을 통해 이후 커리어에서 승승장구하는 사례와 반대로 하루하루를 후회하며 버티는 비운의 사례도 있다. 지나치게 맹신하지 않도록 중립적인 시각을 펼 수 있게 시도했다. 판단은 스스로에게 있으니 강요는 하지 않아야지.
다만, 그들에게 강요하다시피 강조한 것이 있다. 실무위탁교육이다.
군 간부도 공무원이므로 내일 배움 카드와 같은 제도를 활용한 교육이 제한된다. 군 간부는 입대시 받은 양성교육 이후 매년 있는 성인지교육, 청렴교육 따위가 사실상 자발적으로 교육받을 기회의 전부다.(군고반, 해고반 등 일부 의무교육 제외) 그렇다면, 만약 무료로 국비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재교육, 기술취득, 배움의 기회가 바로 내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실무위탁교육이다.
실무위탁교육은 지참대, 병과교, 국내외 석박사와는 달리 실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단기간의 위탁교육이다. 활용되는 예산도 단위별로 적고, 선발 과정도 매우 간편하다. 경쟁도 거의 없어서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들을 수 있다. 기간도 1일~1개월 정도로 본인의 업무와 환경에 따라 조절 가능하며, 심지어는 주말 개설과정도 따로 있다.
보통 교육의 내용은 정말 실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무적(Practical)이고 즉시 적용가능한(applicable) 분야가 많다. 군에서 활용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으며, 민(학원)/관(공공기관)/군(국방부 또는 직할부대) 등 여러 기관에서 교육을 주관한다. 이를 잘 활용하면 1차적으로 유관 업무에도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기행병과(비전투병과)는 이런 실무적 감각과 지식을 현장에서 활용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교육 과정은 고정되어있지 않고 매년 추가/삭제된다. 통상적으로 많은 부서에서 소요를 제기하지만, 바빠서 예산만 태우고 내신자가 없어 기회를 날리는데, 이런 꿀 과정들이 매년 쏟아진다. 다시 말하면, 높은 확률로 매년 맘에 드는/ 궁금했던 / 직무나 재취업에 도움 될 과정이 1개씩은 T.O. 가 생기고, 마지막 분기가 시작되는 9-10월 정도에 전체 리스트에서 몇 종류만 추려서 유선으로 확인해 보면, 양질의 교육을 교육비, 식비, 숙박비 등을 지원받으며 이수할 수 있다.
* 17년 9월 - 상업구매 실무과정 / 방사청
* 19년 3월 - 군수 전문직위 직무교육 / 군수사령부
* 20년 9월 - 물류센터 운영 및 안전관리 실무 / 한국생산성본부
* 21년 11월 - 로지스틱 4.0 시대의 물류 혁신기술 이해 / 한국생산성본부
* 23년 6월 - 프로젝트관리전문가(PMP) 양성과정 / 오라클자바교육학원
나는 복무 중 위 5개의 실무위탁과정을 이수했으며, 이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지식을 축적할 기회였다. 개인적으로 군생활 중 매년 찾아오는 권태감을 타개하기에 교육만큼 좋은 건 없었다. 또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면 복귀 후 첫 주는 출근하면서 우리 군에 활용할 방안을 찾곤 했다. 가령, 20년 9월에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이수한 [물류센터 운영 및 안전관리 실무] 과정에서 효율적 창고설계에 대한 내용도 있었는데, 이때 강사님이 알려주신 대로 노하우를 군 보급창고 개선사항에도 반영했다.
작업자의 실수를 최소화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할당할지부터, 기본적인 사항인 창고 조명은 '작업자의 머리위vs창고 렉 위' 어디에 달아야 안전할지 등 배운 걸 즉시 적용했으며, 이는 군 현장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말 그대로 실무위탁교육이기에 실무적이고 즉시 적용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실무위탁교육을 ‘놀며 오는 거 같다 ‘거니, ‘굳이 가지 마라’는 등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반론을 제기하고, 고민중인 동료에게 적극 추천해왔다. 군 간부이고 여유를 만들 수 있다면 무조건 가보길 추천한다. 앞서 말했듯 군 간부에겐 이 제도가 민간에서 활용되는 내일 배움 카드나 국비교육이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