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봄을 기다리며
마지막 겨울비에 눈밭은 스러져 갑니다.
빗방울에 촉촉이 스며든 초목들이 기지개를 켜며
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도
세월은 눈 한 번 뜨면 곧 봄을 데려오건만,
이루지 못한 허전함에
지나가는 세월을 움켜쥐고 싶습니다.
봄은 늘 순리대로 찾아오건만,
삶의 무게에 찌든 바쁜 일상 속에서
허겁지겁 대책 없이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유리처럼 맑은 하늘과
헤아릴 수 없는 꽃들을
겸손히 기다릴 것입니다.
봄의 전령사가 되어
새로운 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2018.3.1
2. 초봄
비인지, 눈인지…
온종일 질퍽거리다 멈춘 하늘.
차디찬 겨울이 못내 아쉬운 듯
봄을 시샘하며
외투 깃을 다시 치켜올리게 합니다.
혹독한 겨울을 견딘 땅 위에
억척스레 싹이 돋아나지만,
기습적인 추위에
새싹들은 일제히 몸을 낮추고
겨울 속으로 다시 스며듭니다.
어둠이 내려앉는 길가,
한 아주머니의 여유로운 미소에
막걸리 한 잔 기울이며
봄 속의 추위를 달래 봅니다.
오늘 퇴근길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2018.3.21
3. 봄 나들이
꽃이 피는가 싶더니
바람에 흩날려 눈꽃처럼 쏟아집니다.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엔
아직 바람이 매섭지만,
동심의 기억을 찾아
남도로 특별한 봄나들이를 떠납니다.
손만 대면 터질 듯한
봄의 희망과 사랑이
벚꽃물 되어 쏟아지는데,
나는 그저 우두커니 서서
숱한 희망을 기억 속에 불러봅니다.
화사한 꽃처럼
가장 예쁜 생각을 나누며
따뜻한 봄을 가슴에 담아봅니다.
길섶의 들풀에도,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에도
그리움이 서려 있어
마음과 몸이 설렙니다.
오래된 기억을 그리고,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며
친구들과 함께 걷는 이 길—
봄처럼 설렙니다.
4. 어느 봄날
동네 어귀에도 봄은 와 있는데,
잠깐 스친 바람에
꽃잎은 눈처럼 흩날립니다.
꽃잎 하나 손에 쥐고
홀로 오솔길을 오르다
바윗돌에 걸터앉아
곱게 돋아난 꽃샘을 바라봅니다.
눈길이 머문 그곳에서
봄은 더욱 선명히 떠오릅니다.
2018.4.
남산예장자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