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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수 Sep 20. 2023

라면

무언가 허전할 때, 라면을 처방합니다.

저녁도 맛있게 먹었는데 무언가 허전할 때가 있습니다. 혹은 잠이 들지 않는 긴 밤, 공허한 마음에 생각나는 음식이 있죠.


나 라면 끓일 건데 라면 먹을 사람 없지?


5분이면 완성되는 간편함, 물 500ml에 봉지만 뜯어 넣으면 완성되는 라면은 식사로도, 간식으로도, 야식으로도 적합한 무궁무진한 메뉴입니다. 계란을 넣거나 떡, 치즈, 만두, 심지어 순두부까지 다양한 재료와도 잘 어울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주었죠. 자극적인 맛과 간편함으로 귀찮거나 뭔가 10%가 부족할 때 끓여 먹으면 언제나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냄비에 넣은 500ml의 물이 끓는 동시에 면과 스프, 후레이크를 넣습니다. 스프 봉지를 열자마자 풍기는 자극적인 냄새에 군침이 돌며 젓가락을 꺼냅니다. 면을 잘 풀며 들었다 내려놨다 반복하며 쫄깃한 면발을 기원하며 라면이 모두 익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보지 않은지 꽤 된 책 한 권을 식탁 위에 두고 라면이 들은 냄비를 올리자 자극적인 냄새가 집 안을 감쌉니다.

와 라면 냄새 왜 이렇게 좋아?
나 한 입만.


라면과 함께할 때 상대방이 가장 미워지는 단어 ‘한 입만’ 이 나왔습니다. 눈을 질끈 감고 한 입 내어주며 원망의 눈초리를 한번 쐬어줍니다.

면발을 젓가락으로 집어 크게 한입 후루룩 먹습니다. 쫄깃하고 꼬들하게 익은 면발엔 라면 스프의 자극적인 맛이 가득 배어 있습니다. 그다음엔 시원하게 익은 김치 한 조각과 한입, 기름에 튀긴 면의 느끼함을 김치가 씻어내 줍니다. 적당한 기름이 떠있는 라면국물까지 한 모금 하면, 뭔가 10% 정도 허전했던 몸과 마음이 채워지는 기분입니다.


오늘따라 더 맛있네. 이제 진짜 배부르다


몸도 마음도, 무언가 모를 허전함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뭔가 부족해 공허함이 느껴질 때 꼬들하게 잘 끓인 라면 한 그릇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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