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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수 Oct 14. 2023

옛날통닭

가족들의 해맑은 웃음이 필요할 때, 처방합니다.

띠롱
㈜0000에서 급여 0,000,000원이 입금되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월급날, 가장 설레는 알림이 울립니다. 물론, 카드값과 대출 이자로 월급은 금세 통장을 스쳐 지나가겠지만, 이 알람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죠. 이런 기쁜 마음을 가족들과 함께하기 위해 핸드폰을 들어 메시지를 하나 보냅니다.


오늘 저녁은 옛날통닭! 내가 쏜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한 달에 한번 사 오던 옛날통닭은 가족에게 큰 기쁨이었습니다. 물론 후라이드 치킨도 맛이 훌륭하지만, 추억이 서려있는 옛날통닭 맛을 이길 순 없죠.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올랐음에도 2마리에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 값도 안되니, 충분히 매력 있죠.


옛날통닭 2마리 포장해 주세요.


후라이드 치킨과 달리 얇은 튀김옷을 입은 옛날통닭이 가마솥에서 끓고 있는 식용유에서 건저 져 나옵니다. 종이봉투에 넣어 손으로 받으니 뜨거운 열기가 바로 느껴집니다. 통닭집을 거치고 집에 가느라 퇴근길이 더 길어졌지만, 예상되는 가족들의 밝은 마중이 기대되어 가는 길에 설렘이 가득합니다.



다녀왔습니다.
어 왔어??


예상보다 더 밝은 가족들의 미소에 수고스러웠던 퇴근길이 잊힙니다. 어릴 적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 오셨던 수많은 통닭들의 이유를 이제야 이해합니다. 업무 후 지친 마음이 치유되며 내일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족들의 해맑은 웃음으로 치유가 필요할 때, 퇴근길 옛날통닭 사가는 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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