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분야 중 여성(젠더) 이슈와 관련한 연구방법 중 하나로 “Intersectionality theory” (교차성 이론)이 있다. ‘Intersectionality theory’는 사람의 정체성과 사회 경험이 교차하고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개발된 개념이다. Intersectionality theory(교차성 이론)에 따르면, 개인은 어떤 단일한 정체성 요소(ex. 인종, 성별, 계급 등)에 국한된 차별이나 특권을 경험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성의 일생을 거친 삶의 궤적에서 만나게 되는 각각의 중첩된 요소들이 서로 교차하고 상호작용하여 한 사람의 경험과 기회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교차성 이론은 개인에게 작용하는 사회적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정체성, 성별, 계급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차원을 동시에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비판적 사회 이론이다. 사실, 교차성 이론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젠더와 경제적 정의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미국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의 창시자 중 한 명인 흑인 페미니스트 법학자 킴벌레 윌리엄스 크렌쇼(Kimberlé Williams Crenshaw)에 의해 도입되고 나중에 정교화되었다. ‘Intersectional’(교차하는)이 나타내는 은유적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적 현실은 사회의 자원과 권력의 분배에 영향을 미치는 중첩된 시스템에 의해 형성된다.
나는 Intersectionality theory (교차성 이론)이 사회적 불평등을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상, 동시에, ‘워킹맘’으로서, 또는 ‘전업 주부’로써의 위상, 어느 한 집안의 ‘며느리’로서의 위상,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위상, 그리고 사랑하는 자녀의 ‘엄마’로서의 위상. 이렇게 여러 교차한 사회적 위치에서의 다양한 정체성이 한국엄마들의 삶을 구성한다. 이러한 다양한 각각의 ‘역할론’에 따른 책임과 의무, 그리고 스스로가 ‘추구하는’ 정체성 등등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철학’이 발현되는 것이 ‘마더링’이다. 이 ‘마더링’의 구체적 행위를 결정하는 것이 ‘취향’-아비투스-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 ‘마더링’의 ‘취향’에 상호교차성 이론(Intersectionality theory)을 적용해 보면,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하나의 '마스터키’로서의 mothering의 취향은 없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오히려, ‘마더링’은 다양한 정체성과 사회적 요인의 교차점에 의해 영향을 받는 매우 미묘한 것이며, 자녀와 엄마가 속한 ‘맥락 의존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해 준다. 그래서 더욱, "교차점이론”적 사고로 mothering과 교육문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자신이 속한 이러한 ‘교차점’에 있는 영역들을 살펴보는 것은 mothering에서 직면한 다양한 경험과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mothering(엄마 역할)은 단선적이거나, 획일적이거나 보편적인 개념이 아니다. 각 가정의 가족구성원의 인적, 물적(경제적) 환경과 문화, 속해있는 지역사회의 관행에 따라서, 아무리 이상적인 mothering이라고 해도 구체적 실행법의 차이가 있다. 마찬가지로, 한 사회에서 ‘이상적이다’라고 여겨질 수 있는 mothering의 관행도 다양한 ‘교차 정체성(Intersectional identity)’과 사회적 요인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각 가정마다 다르게 형성되고 실행될 것이다. 이러한 상호교차성을 적용하여 다양한 가정마다, 더 나아가 개성이 다른 자녀들마다의 다른 mothering의 필요성을 인식한다면 좀 더 장기적 사고로 ‘현재에 뿌리박은 마더링’이 가능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