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맞는다. 깊어가는 가을이 아쉬울 정도로 너무 아름다운 계절이다. 운전하고 수영을 가는 길에 만나는 울긋불긋한 나뭇잎들이 서서히 떨어져가는 것을 바라봄도, 노란 은행나무가 즐비한 길을 조용히 산책함도, 아침 저녁 큰 기온차에 옷깃이 여며지는 서늘함이 다가옴에도, 어느새 한 장 남긴 달력을 보며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지나가고 있음도, 겨울 여행을 앞둔 설레임까지 살아있음이 너무 가슴 벅차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살고 싶어 하던 내일이다"
'랠프 왈도 에머슨' 의 이 말은 갑자기 오늘 하루의 소중함을 더 실감나게 만든다. 주어진 날들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먼저 떠난 이들의 몫까지 아름답게 살라고 말한다.
치열하게도 말고 가는 계절, 오는 계절의 길목에서 사색도 하는 여유도 갖고, 자연이 주는 선물도 감상하며 누려보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시간을 쪼개서 미루지 말고 하고, 주변에 있는 소중한 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면서 보내는 매일의 하루라면 충분히 의미 있는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