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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심리 치유

by oj

가족의 영향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면 어느새 스며들어 아이들의 성격과 성장에 영향을 준다.


인간의 내면에 도사리는 무의식은 어릴 적 경험, 환경, 부모의 양육 태도 등 과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현재의 삶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거의 나를 바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든지, 지금 내 마음 상태가 어떤 '까봐 심리'로 불안하지 직면해야 한다. 강박이 있는 사람도 있다. 강박의 원인이 무엇인지,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인지해야 치유할 수 있는 방법과 힘이 생긴다.


독서 치유 상담사와 아동 문학 박사 과정을 밟고 <까봐카드>를 개발해 막연한 불안을 알아차리는 상담 기법 도구' 활용해 교원, 학부모 연수 등을 하고 계신 윤주은 작가님이 쓴 <마음의 안부를 묻는 시간>이란 책에서 불안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의 사례와 치유하는 과정을 보며 불안 심리가 성격과 생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다.


욕 먹을까봐. 버림받을까봐, 들킬까봐, 아플까봐, 거절당할까봐, 비난받을까봐 등 다양한 불안심리를 경험한 사람들의 상처와 치유에 대한 사례가 등장한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미리부터 걱정을 하고, 심하면 망상을 갖고, 불안장애가 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싸우면 이혼할까봐 불안하고, 이혼하면 누구랑 살지 미리부터 혼자 망상하는 딸의 이야기부터, 미혼모인 엄마와 이모의 양육을 받던 고등학생이 두 분의 습관적인 부정적인 말과 험담, 외모비하 발언, 불평불만을 듣고 자라면서 자신에게 투영해 불안을 경험하고 자퇴한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사례들이 나온다.


자퇴하겠다는 딸의 상담을 담당한 뒤, 양육하는 엄마와 이모가 자신들과 상관없는 사람에게도 습관적으로 입만 열면 보이는 대로 험담하고, 비하하던 부정적 표현이 딸에게 악영향을 준 것이 원인이었다. 이를 자신에게 투영해서 외모콤플렉스를 갖게 만들고, 자존감을 떨어뜨렸다. 상담을 받으면서 그 사실을 알았고, 이후 엄마가 조심하게 되면서, 아이도 한층 밝아졌다는 글에서 부모의 말과 행동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친구관계도 개선된 사례도 있었다. 고등학교에서 집단상담을 하시고 나중에 학교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친구가 "버림받을까봐" 불안했다는 고백을 했더니 "내가 너를 왜 버리냐."며 서로 울며 안아주는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누구나에게 있는 불안을 상대방에게 용기있게 고백하니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불안심리가 치유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도 암수술을 받은 뒤로 '재발할까봐'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재발하거나 전이되면 어떻게 감당할까 불안해서 정기검진을 갈 때면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1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완전하게 안심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한다.


내 마음의 안부를 물어야겠다. 지금 마음은 편안한지, 뭔가 근심거리는 없는지, 오지 않는 걱정을 미리부터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없는지, '까봐'에 대한 불안을 벗어던지고 마음을 살피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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