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는 나태주 시인의 시 속에는 인생의 시작과 끝을 담고 있다. 하루에 한 번씩 집으로 돌아가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돌아가고 끝내는 영원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우리 인생이 그러하다. 태어나고 자라고 지금도 살고 있지만 우리는 집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열심히 전진한다. 그 끝은 정해져 있다. 영원한 집이 우리의 안식처이다. 그곳으로 돌아갈 때까지 "영원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날마다 날마다 집으로 돌아가 그대 편안한 잠을 찾기 바란다."는 마지막 구절은 참 뭉클하다. 우리의 삶이 끝나는 날까지 우린 날마다 집으로 돌아간다. 영원한 안식처로 가는 그날이 오기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은 계속된다.
집처럼 편안한 곳이 또 있을까. 아무리 좋은 곳으로 여행을 다니고, 편안한 호텔에서 잠들더라도 가끔이니 좋다는 사실을 모두 경험한다. 돌아갈 곳이 있기에 좋은 것이다. 여행을 가기 전에 설레임은 집에 도착해선 "집이 최고야"로 늘 귀결된다.
어릴 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푸근한 엄마와 든든한 아버지가 계셨다. 늦으면 마중을 나오실 때도 있고, 추운 겨울이면 따뜻한 저녁을 먹은 뒤 뜨근한 아랫목에서 몸을 녹일 생각을 하며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하며 집으로 향했다. 여름이면 옹기종기 모여 수박 화채를 먹던 집이었고, 김장하는 날이면 새벽부터 들썩거리며 품앗이 김장을 하느라 분주했던 동네가 있었다. 그런 정겨운 골목골목 동네 대신 꽉 막힌 네모난 아파트로 들어가는 길은 낭만이 남아있진 않지만 그럼에도 편안한 안식처임에 분명하다.
< 집으로 가는 길 >
해가 뉘엿뉘엿 지는저녁
따뜻한 저녁 밥상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고단하고 무거워진 몸
뜨거운 온돌방에 맡기고 싶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새벽부터 밥 냄새 솔솔 풍기며
아침마다 깨우는 엄마 목소리
늦은 밤 문앞에서 서성이며
기다리는 아버지의 든든한 어깨
집으로 돌아가는 길모퉁이에는
그렇게 젊었던 부모님이 계셨고
옹기종기 모여앉은 가족이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것은 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