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끝나면
정적만이 남은
텅빈 무대처럼
시끌벅적했던
예식이 끝나니
공허해진 마음
품안의 자식이
둥지를 찾아 떠나
제집을 짓는 건
당연한 이치인데
새 가족을 맞으니 새롭고
자주 못 만날 테니 아쉽고
간만에 만난 친지들 반갑고
축하 인사 받느라 정신없고
수없이 밀려왔던
복잡미묘한 감정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탓일까
긴장이 풀린 탓일까
젊음이 눈부시고
사랑으로 빛이 나던
신혼여행 떠난 부부
손 꼭 잡고 돌아오면
이제 둘이 헤쳐가야 하니
맘껏 꼭 안아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