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붓나붓

긴 어둠을 견디고 비로소 가벼워진 존재

by 에밀리


나붓나붓 / 유이정



나비는 말을 지우고 산다

이름도 향기도 없는 날개짓으로

꽃에서 꽃으로, 바람처럼 스친다

살을, 껍질을, 기억을 벗고서

춤사위 하나로 빚은 자유

길고 긴 어둠 삼키며

가벼워지길 기다린 무거운 시간

그 반생은 잊혀질 용기였다

슬픔도 아픔도 고통도

날개에 얹히지 않는다


나붓나붓, 다만 지나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