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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Jan 31. 2024

사랑이란 가장 뒤틀린 저주다.

도쿄 Tokyo 라이브카페


2023. 봄. 동경 어느 한 지하 라이브카페


ユリちゃんはそれが立たない男どう思う?

“유리는  안 서는 남자 어떻게 생각해?”


그가 순진무구하게 나의 응답을 기다렸다.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한번 바라보고 이내 답해줬다.


流れ

“나가레”

(나가리)


그리고 그가 쓰러질 듯 웃었다.

かわいい ..그가 혼잣말했다.



 작년은 일본에 자주 다녀왔다.

야마토구에 위치한 지하의 라이브카페는 협소한 공연장이었는데  나는 그곳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동경 방송국 드라마 PD라는 분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짧은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 쓰며 이내 그와 대화가 잘 통했다.


그가 일본어로 말했다.

“지금 박서준이 한국에 와 있어요.” 이태원 클라스 박서준!

"아 그래요?” 그는 내가 모르는 한국 연예계 소식을 나보다 잘 알고 있었다.

“뉴진스도 지금 한국에 있어요. “

“헐!” “정말요?” ”공항에서 못 봤는데.... “

그로 인해 박서준과 뉴진스 소식을 다 듣게 되었다. 실제 뉴진스는 하라주쿠 무신사 관련 일로 도쿄가 와있어 호텔 tv에서 계속 보도되고 있었다.


“무슨 드라마 만들어요?”

음... 그가 답했다. “러브?”

그리고 검색해 보니 꾀 내가 아는 드라마들이었다.

“스다마사키 알아요?” 내가 질문했다.

"알죠 같이 일했죠 ㅎㅎㅎ“

“스다마사키 좋아해요?”

“엄청....”

그는 “유. 부. 남!”有婦の男. 하며 나에게 찡긋했다.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모인 곳은  음악 하나 만으로도 서로 대화가 된다.


250 알아요? 그가 250을 언급했다.

“여기에 지금 250 있어요.”

나는 한국의 뽕짝과 뉴진스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250은 뉴진스 프로듀서)

이곳에서 나는 한국인 예술가들을 많이 만났지만 누군지 언급하진 않겠다..


일본 드라마, 그리고 음악들 그와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본의 전통음악, 그리고 술, 그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 그리고  내가 한때 내가 몹시 좋아했던  예술가의 공연은 멋졌다.



공연의 주제는 ‘사랑’이었나? 사랑으로 인해 한 여자가 미혼모가 되었고 혼자 아이를 키워 지금의 예술가를 만든 자전적 공연이었다.

좋아하는 예술가의 작은 고백이 담긴 스토리.

그리고 나는 그날 그 예술가의 눈물을 보았다. 아버지의 고향인 도쿄에서 그는 공연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 예술가의 뒷모습조차 나는 마음속에 잘 담아왔다. 내가 그를 예술가와 팬 이상으로 많이 좋아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의 공연은 현지 일본인들의 마음도 흔들었다.


“유리는 작가라고 했지?” 일본인 pd님이 말했다.

“작가 되고 싶어요.”

“넌 꼭 좋은 작가 될 거야.” “왜냐면 유리는 재밌거든.”





“사랑이 뭐라 생각해?” 그가 물었다.


저주

뒤틀린 저주


그가 들고 있던 잔을 잠시 놓으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거 참 맞는 말이네.”

“나 이혼했거든....”


그가 혼잣말을 했다.

呪われたのかな? 저주받았나?

“넌 진짜 작가 같아. “


“슬픈 표정 짓거나 날 동정하지 마.”

일본에선 이혼은 흔한 일이야.

5번도 6번도 흔해.

“바람도 피고, 이혼도 하고 일상이야. “

“그래도 난 아직 1번이라고....”

1번을 꼭 강조했다.


그의 눈빛은

아무렇지 않다 말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안보였다.

.

.

.

.

.

.

.

.

.

..


이 아저씨는 만화 안보나?

주술회전 고죠사토로 명대사인데..........



사랑이란 가장 뒤틀린 저주다.



우리 모두 그렇게 저주받으며 살아간다.

저주받으며 사랑한다.


그리고 나는 동경에 누군가를 좋아하는 그 저주도 같이 내려놓고 한국에 왔다.  아팠지만 말이다.









유리는 한서율의 일본식, 혹은 영어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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