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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Dec 12. 2024

도망친 시인의 소호는 없다

한서율 Poem

도망친 시인의 소호는 없다


뉴욕의 진부한 예술가들은 소호로 도망친 걸까


소호의 사라진 호텔 파란 침대는 진실을 쓰게 했지

방금 문을 연 창녀와 시인의  낡은 섹스 소리는

거짓말을 모르는 걸까


지루한 포르노가 늘어지는 조명아래


나비가 한마리 날아 왔다

떠나자고 한 지가 언제인데 너는 여태 머물러 있니

필요없는 나비의 날개를 찢었다

찢어진 날개는 힘없이 떨어졌고

나비는 더 이상 날 수 없다


손목을 그어 떨어진 장미빛들은

예술이 될까


흐린날의 창밖은 비참함들이 내리고

쾌쾌한 곰팡이 냄새가 뒤 덮은

창가에선 날개짓을 못하는 나비가 죽어간다


수면제가 있어야만 잠들던 어느날

깊은 밤의 그림자들은 일그러져간다


술은 녹고 입김이 천장에 닿아 깨지는 밤


도망친 시인의 소호는 없다









픽션의 창작물

©️한서율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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