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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Dec 12. 2024

워너브라더스 죽이기

한서율 Poem

워너브라더스 죽이기


내가 죽이는 영화들은 언제나 워너브라더스였지

낡은 스크린 속 다 죽은 배우들의 무대


지금은 사라진 극장에서

나홀로 바라보던 장면과 장면들


언제나 우울했던

조커의 슬픔도

볼트모트를 무서워하던 어린 소녀도

모두 사라졌지


미쳐버린 감독의 찢어진 필름 속 잔상들


태엽 속의 오렌지도

데니얼 토니의 반짝임도

고담시티의 쓰러져가는 낡은 상점처럼


탄알이 박혀버린 머릿속의

출혈이 되었지


난 배우도 감독도 아니야

녹슬고 멈춰버린 작가 따위겠지


누가 날 기억이나 할까

내가 죽여버린 워너브라더스 처럼 말야







픽션의 창작물

©️한서율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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