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율 Poem
싸늘한 시체를 사랑하는 건 언제나 로맨틱하지
죽은 하이네의 시집을 끌어안고 그녀가 말했다
나도 한때 잘나갔지
물랭루즈에서 말야
붉은 치마를 흔들며 화려한 무희를 보이면
남자들은 쓰러졌지
모든 꽃들과 돈과 와인, 예술들이 날 사랑했지
쪼글한 손을 가진 창부 노파는 무덤을 쓰다듬었다
드가 Degas
밀레 Millet
베를리오즈 Berlioz
스탕달
에밀 졸라
몽마르트르 묘지에서 울고 있는
노파의 로맨스들
픽션의 창작물
©️한서율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