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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Dec 16. 2024

코코 마드모아젤, 카라멜 그리고 콘돔 든 가방 찾기

한서율 Poem


코코 마드모아젤, 카라멜 그리고 콘돔 든 가방 찾기


'잃어버렸어'

내 가방


<3호선 교대역>


그는 나를 코코 마드모아젤이라 불렀어

나에게 그 향기가 나거든

넌 정확히 내 목덜미에서 그 향기가 난다했지


너와 헤어지고 오는 길

마드모아젤의 향기들은 깨지듯이 흩어져갔어


머리가 너무 아파 나는 주저앉았어

가방이 사라졌고 난 지금 어딜 가야할지 모르겠어


수많은 지하철 개찰구, 지친 그림자들이

스치듯 바스라져갔어


겹쳐져 가는 불빛 아래

쉴새없는 걸음들은  다 어딜가는 걸까


유령처럼 사라져가는 그들 사이

나는 길을 잃었어


지하철이 달리는 소리에 내 귓가는 낱낱이 찢겨가

아무것도 들리지도 않아


수 많은 생각이 눈덩이처럼 내려 앉아 나를 짖눌렀어


난 지금 말야

기분이 더러워서 빨간 하이힐 끝에 달린

긴장감 밖에 가진게 없어


나는 기억을 더듬었어

3호선 지하철역 어딘가



< 분실물센터>


'아가씨 가방에 무엇이 들었나요?'

코코 마드모아젤!

네?

향수요


카라멜


그리구요?

...............

콘돔이요


이 가방이 맞는 것 같은데

14번 출구 앞 분실물 센터로 오세요


코발트블루의 작은 미니핸드백


언젠가 친구가 열어보더니

넌 왜 더러운 걸 들고 다녀?


‘내 몸이 더럽혀지지 않으려구’


그것을 집어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코코 마드모아젤은 다시 또각 또각 빨간 하이힐소리를

내며 걷는다


카라멜은 달콤한데

입안에서 질척되어 뱉었다







픽션의 창작물

©️한서율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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