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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응급실

Chapter Ⅰ

   경북대학교 병원 응급실 앞에서 엄마를 만났을 때 너무 겁이 나고 무서웠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을 기다리는 그 순간 나는 작게나마 희망을 가졌다. ‘괜찮을 거야. 약만 조금 먹으면 눈 다시 보인다고 하겠지?’ 희망을 품고 응급실 의사에게 나의 상태를 설명했고, 의사는 내 말을 듣고는 바로 지금 안과 외래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말했다.

 

   안과 외래 진료실에 내 차례가 되어서 진료를 받으면서 의사한테 오전에 안과 개인병원에서 받았던 진료의뢰서를 보여주니, "이건 제가 봐서는 안 되고 안과 교수님이 보셔야 되는데 지금 우리 병원에 이런 증상을 중점으로 진료 보시는 안과 교수님이 해외 출장 중이셔서 안 계세요. 그러니까 지금 빨리 근처 다른 대학병원에 이런 증상을 중점으로 보시는 안과 교수님께 가세요. 영남대학교 병원이든, 계명대학교 병원이든, 가톨릭대학교 병원이든... 헛걸음할 수도 있으니까 먼저 전화해서 물어보고 가셔야 해요." 이 말을 들은 나는 그때부터 더 혼란스러웠다. ‘이렇게 심각한 거야?’


   경북대학교 병원에서 나온 뒤 엄마는 아빠한테 전화를 거셨다.     


  엄마: 진영이 경북대학교 병원에 갔는데, 거기 이쪽 전문으로 보는 교수가 지금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가라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 영남대학교 병원으로 갈까?

  아빠: 하... 참... 그래 일단 전화해 보고 가야 되니까 진영이한테 영남대학교 병원 안과에 전화해 보라고 해.

  엄마: 알겠어. 진영아 영남대학교 병원 안과에 전화해 봐.

  나: 네.     


    전화를 걸었는데, 그날따라 영남대학교 병원에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병원 대표번호도, 응급실도, 안과도... 전화 연결이 계속 안 되었다. 시간은 점점 흘러갔고, 길에서 전화를 십수 번 다시 걸었는데도 연결이 되지 않아서 인근에 있는 또 다른 대학병원으로 전화를 했다. 다행히 그곳은 통화 연결이 되어서 곧장 택시를 타고 엄마랑 같이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 그때 이미 시간은 오후 4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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