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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발성경화증? 시신경척수염? 그게 뭔데!

Chapter Ⅰ

   다음 날 새벽이 되기 전, 신경과 주치의 선생님은 나의 부모님을 불러서 mri 검사 결과를 설명해 주는 것 같았다. 나는 그때까지 뇌척수액 채취 후 6시간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서 꼼짝달싹 못 하고 가만히 누워있어야 돼서 부모님이 다시 내 옆으로 오실 때까지 기다렸다.

  

   부모님과 신경과 주치의 선생님이 내 자리로 같이 왔지만, 그때는 아무도 내 상태에 대해서 정확히 말해 주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종일 링거를 맞다가 늦은 오후에 신경과 주치의 선생님이 이번엔 척추 mri를 찍어봐야 된다고 했다. 나는 또 mri를 찍으러 갔다 왔고, 그날 밤에도 응급실의 시끄럽고 정신없는 소리들 때문에 잠을 자지 못했다.

 

   응급실에 있게 된 지 3일째 되던 날, 윗 층 응급실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윗 층 응급실은 그나마 1층 응급실보다는 덜 시끄럽기 때문에 이곳으로 옮겼다가 병실 자리가 생기면 병실로 가게 된다고 주치의 선생님이 말해줬다.


   신경과 전공의였던 내 담당 주치의는 하루에 몇 번씩 나에게 와서 나의 보이는 한쪽 눈을 가린 채로 본인의 손가락이 보이는지 확인했다. 그런데, 입원한 지 3일째가 되어도 손가락처럼 보이는 긴 막대 같은 형상이 보이긴 했지만, 그게 손가락인지 또 몇 개인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그날 오후쯤 주치의 선생님이 나랑 엄마한테 와서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주치의: mri 검사 결과 뇌에서 염증같이 동그랗고 하얀 반점이 여러 개 발견되었는데,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에 이 질환이 왔다 하더라도 경미하게 와서 환자 본인이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눈으로 왔기 때문에 환자가 바로 인지할 수 있게 되어서 병원으로 온 것 같습니다. 보통 눈이 안 보이는 경우는 시신경염인데, 응급실에 있어 보면 일 년에 사오십 명 정도가 단순한 시신경염으로만 내원하는 경우는 있지만, 환자분 같은 경우는 단순한 시신경염이 아닙니다. 뇌 mri에서 하얀 반점 같은 것들이 여러 개 있고 눈이 아예 보이지 않는 시신경염의 경우는 두 가지 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다발성경화증

둘째, 시신경척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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