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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돌멩이

Chapter Ⅱ 

   여느 때처럼 하굣길에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었다. 학교 담벼락 앞길을 혼자 걸어가고 있었고, 내 뒤에는 같은 학년 남자아이들 세 명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러다 남자아이들이 내 뒤에서 나를 놀려대는 말을 하며 깔깔 웃었다. 나는 그 아이들의 조롱을 들었지만, 애써 무시하며 집으로 계속 걸어갔다. 

 

   그 아이들은 재미가 없었던 모양인지 길바닥에 있는 작은 돌멩이를 나에게 던졌다. 나는 고개를 들어 뒤돌아보니 그 아이들은 그런 나를 보고 또 웃었고, 손에 들고 있던 우유팩까지 나에게 던졌다. 나는 더 이상 그런 행동을 참지 못 하고 울고 말았다. 그렇게 내가 우는 모습을 보자 그제야 그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나는 계속 울면서 집으로 걸어갔다.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는데, 여덟 살의 나는 불현듯 울고 있던 내 모습을 엄마에게 보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세면대가 있는 곳을 생각했고, 아파트 관리사무소 화장실에 가서 울었던 내 얼굴을 수돗물로 지워내려고 했다. 세수를 하며 앞에 있는 거울을 보고 얼굴을 확인했는데 여전히 내 눈에서는 눈물이 나고 있었다. ‘빨리 세수하고 집에 가야 되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야... 이제 그만 좀...’

   

   그렇게 아파트 관리사무소 화장실에서 책가방을 맨 체로 5분 정도 얼굴을 씻으며 울었던 흔적이 사라지길 기다렸다. 화장실에서 나와서도 눈에서는 자꾸 눈물이 맺히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애써 그 눈물을 참으며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다. 15층까지 올라가는 시간 동안 침울한 표정을 엄마에게 들키기 싫어서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거울을 보며 나는 웃어보았다. 15층에 도착할 때까지 웃는 모습을 연습했다. 

   

   현관문을 열자 엄마는 아주 반갑게 나를 맞이해 주셨고, 나는 그런 엄마가 속상하시지 않기 위해 더욱 활짝 웃으며 엄마를 불렀다. 내 마음은 그때 안도하는 듯하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웠다. 성인이 되고 나서 그때의 내 모습이 한 번씩 생각날 때면 마음이 참 아린다. 그때 나는 왜 아이답지 못 했을까... 왜 그렇게 참아왔을까... 그때는 열여덟 살도 아닌, 여덟 살의 너무 어린아이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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