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들어가도 되나요?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들어가도 되나요?"
"똑똑똑 들어가도 되나요?"
아무 대답이 없다. 문에 귀를 대고 숨을 멈춘 채 3초를 흘려보냈다. 심장소리마저 멈춘듯한 침묵이 흘렀다. 이 공간에 흐르는 고요하고 평온한 침묵은 그렇게 3초가 끝이었다. 이 3초가 정신을 차릴 수 있던 유일한 시간이었다. 두려움에 가득 찬 나는 이 짧은 3초의 침묵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지만 4초가 흐른 순간이 오리라는 걸 안다. 멈춘듯했던 심장소리가 귓가에 들리고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 양손을 들어 올리고 검지손가락을 폈다.
"똑똑똑 어서 들어오세요."
양손의 검지손가락은 북채가 되고
문은 북이 되고
난 북을 치듯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며 말했다.
"두 그 두 그 두 그 열려라 참깨."
교육용 레고로 어린이집 첫 출강 수업 때의 일이다. 당일 주제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하고 교구 상자뚜껑을 열기 전에 가진 주문의 시간이다. 일종의 규칙을 만드는 과정이다. 상자뚜껑은 상자의 밖과 안을 연결하는 문이다. 뚜껑을 두드리고 대답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아이들과 나는 일제히 뚜껑에 귀를 대고 침묵의 3초를 가진다. 상자를 열고 "뚜껑은 상자가 편하게 있을 수 있도록 해주자."라며 상자의 방석으로 깔아준다.
아이들은 정해진 주제에 대한 만들기 시간을 갖는다. 저마다의 문제해결을 해나간다. 나의 역할은 이 과정에서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보조하는 일이다. 주제를 벗어나 자기 마음대로 만드는 아이, 무엇을 할지 몰라 못하고 있는 아이, 흥미가 없어서 안 하는 아이, 너무 쉬워서 앞서 나가는 아이, 모든 부품을 독차지하는 아이 등 어느 아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똑똑똑 문을 두드리다
상자를 열기 전 두드리는 똑똑똑 노크소리는 타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마음의 노크소리 같다. 상자에 귀를 살며시 대고 갖는 침묵의 3초는 타인에게 귀를 기울이고 아무 말 없이 기다려주는 모습 같고 내 마음이 치솟을 때 가져갈 3초의 여유 같기도 하다. "똑똑똑 어서 들어오세요." 라는 말에 아이들은 대체로 즐거워하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다. 어떤 이는 기다리던 타인의 말에 기쁨의 숨을 쉬고 어떤 이는 두려움의 숨을 쉰다. 시간은 흐르기에 살아있는 한 앞에 놓인 인생의 많은 문과 갈림길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그 앞에서 누구는 설렘에 문을 열고 누구는 두려움에 문 앞을 서성이다 돌아선다.
나에게 수업이라는 문은 몇 개월을 준비하며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던 문이었다. 감사하게도 이 문을 열고 만난 아이들과 생각을 함께하며 10년의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이 했던 행동과 말들을 떠올려보니 나에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고 있었다는 근거가 10년 동안 쌓이고 쌓여 산을 이뤘다. 먼 훗날 이 산이 빙산의 일각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내게 태산과 같아 보인다. 먹고살기 바쁘고 나를 지키기에 급급해서 빼꼼 열었던 문을 이제 활짝 열어젖히며 그들이 쌓아준 산을 오르기 위해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문을 두드리다
"똑똑똑 들어가도 되나요?"
창문을 두드린다.
"똑똑똑 어서 들어오세요^^"
단 1초의 침묵도 없이 아이들은 여전히 창문을 활짝 열고 반겨주고 있었다.
그 너머 흐릿하게 보았던 자유와 평등, 인간관계. 아이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내 마음에 손을 얹고 닫혀있는 마음에 하얀빛을 비춰주고 있다. 흐릿했던 내 시야를 조금은 더 밝게 비춰주고 있다.
나의 사부 나의 스승인 아이들은 그뿐만 아니라 나를 있게 해 준 창문 너머 고마운 사람들을 바라보게 해주고 있다.
창문 너머 바라보다
창문에 주르륵 내린 비 바라보며
말없이 닦아주려 한 그대의 두 손
그대의 온기 내게 주려 뻗어 맞댄다
혹시라도 언제라도 보길 보이길 바라는 마음에
간절한 색으로 칠한 무지개를 창문에 그려놓는다
똑똑똑 두드리던 노크소리가 마음에 미끄러져
창문을 드르륵 열어서 본 무지개 아래
숨을 앉히고 미소가 일어나 두 손을 포갠다
내렸던 비가 닦이고 따뜻한 온기가 온몸에 스며 퍼진다
3초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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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UN 하게? MOUSE 하게?
FUN 하며
폰 위 쪽으로
올리는
엄지 손가락 따라
MOUSE 하며
입 쪽으로
당기는
검지 손가락 따라
눈앞엔
무지개가 떠오르고
마음엔
기지개를 활짝 켠다
폰과 데스크톱 오래 할 땐 기지개 켜며 스트레칭도 하자. 건강을 위한 3초의 여유.
2. ○ 무지개 색칠 놀이? 데구루루 구르는 털실공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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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베에 남색은 없는데 무지개가 되려면 남의 도움이 필요하구나. 거절당할지 모를 부탁의 용기를 낼 3초의 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