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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결석 게임 3

철컹 [두려움의 반복] 덜컹

by 이별난
안내방송
이제 2025 4학년 7반 도중 플레이어의 차례입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세요.

'딸 START 깍'


STAGE 1


[1분의 반복]

시간을 탈출하라. 제한시간: 1분


LOADING...

'진짜 마지막 판이다.'


0초

"Place your bets, please."

딜러가 베팅을 시작하라고 말한다.


'따든 잃든 진짜 이 판이 마지막이다.'

1,000만 원을 플레이어에 베팅했다.


no more bets, please.

딜러가 베팅을 그만하라고 말한다.


30초

딜러는 파란 플레이어 칸빨간 뱅커 칸에 카드를 한 장씩 오픈하여 놓는다.


바카라 룰에 의해서 적으면 네 장, 많으면 여섯 장을 깐다. 10초가 채 안 걸린다.


40초

카드의 숫자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Player has a natural eight, Banker has a natural nine. Banker wins!”

플레이어 8, 뱅커 9. 뱅커 승


60초

딜러는 카드를 정리한다.


다시 0초

"Place your bets, please."

딜러가 베팅을 시작하라고 말한다.


시작과 끝이 1분 단위로 돌고 돈다.


안내표지판
... 1분--1분--1분--1분...

*탈출 방법: 곳곳에 있는 네 개의 문들을 빠짐없이 들어갔다가 나오세요. 어느 시점 플레이어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질문들입니다.

* 순서는 상관없습니다. 시간제약도 없습니다.

반복되는 1분의 삶을 탈출하는 데, 더 이상 지체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럼 플레이어의 건투를 빕니다.

난 제1문의 손잡이를 잡고 열었다.


'철컹'


1문 [두려움]

파란 휴지 줄까? 빨간 휴지 줄까?


밤에 화장실을 못 간 건, 공포와 두려움 때문이었다.

이겨 낼 수 없어서 연탄광으로 도망갔다.


이겨낼 수 없는 세상을 발아래 두었다.

각종 신문지를 밭 밑에 깔아 두었다.


그러나 결국,

이 세상에 묻어갈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구긴 신문지로 닦아 내던 건 나 자신이었다.


'덜컹'


그 꼬맹이의 행동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걸까?


'철컹'


2문 [반복]

파란 플레이어에 걸래? 빨간 뱅커에 걸래?


딜러는 1분마다 같은 질문을 내게 던진다.


돈을 따면 짜릿한 쾌락이 두려움을 순간 덮는다.

잃으면 두려움에 분노와 좌절이 덧붙는다.


다시 0초가 되면,


땄던 잃었던

거품처럼 달라붙은 많은 감정들이 빠지고

두려움이 기본값이 된다.

결국 어디를 가도 두려움은 안 멈춘다.


그와 함께

현실의 여러 문제도 안 멈추고 있었다.

나의 무책임도 반복되고 있었다.


'덜컹'


도박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다음 문 앞에 섰다.


'철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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