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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와 닭살의 결합이라니...

20 [11번가 : 쇼킹히어로] 편

by 그레봄 김석용

트렌드에 민감한 분야 중 하나가 "마케팅".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무엇에 열광하는지,

그 생각 속에 우리 제품을 어떻게 집어넣을지,

그 열광 속에 우리 제품을 어떻게 집게 만들지...


그래서, 광고회사도 트렌드 따라잡기에 열심이다.

소비자 이용행태 설문조사, 보고서, 인터뷰 등에

마켓에 가서 우리 제품이 있는 코너에 숨어서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어떻게 고르는지 지켜보고,

찾아가서 왜 그 제품을 고르셨는지 묻기도 한다.


마케팅계의 요즘 화두는 Data-Driven Marketing,

실제 확증된 데이터가 주도하는 마케팅이다.


측정 가능한 디지털의 등장에서 비롯된 영향이 크다.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어떤 사이트를 방문해서

어떤 경로로 어떤 정보에 주목하는지, 그래서

우리 Mall에 와서 어떤 정보에 반응하며

어떻게 우리 제품을 사는지, 아니면 이탈하는지

정량 데이터가 모두 수집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근거가 되면 분석에 힘이 실리고,

분석에 기반한 전략은 확실히 설득력이 높아진다.

데이터의 정확한 수치는 상대방에겐 '입틀막'수준.


광고회사에서 데이터는 전략 기획 파트에서

이성적 설득을 위한 논리적 근거로서 역할을 해왔다.

그걸로 광고주 의사결정권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데이터를 들고 광고주가 아니라 소비자를

설득하기위해 직접 숫자까지 들고 나타났다.

이게 뭐지?


[11번가 : 쇼킹히어로] 편

광고주: 11번가/
만든 이 : 제일기획/ 이채훈 CD/ 민주홍 외 AE/
정용준, 김재화 감독/ 모델 : 주현영 김조한 뮤지


실제 조사데이터라는 숫자가 무기다.


온라인에서 최저가 구매했다고 생각한 상품을.
다른 곳에서 더 싸게 파는 걸 본 적이 있습니까?

본 적 있다 82%
11번가는/그럴 일 없다.

5일간 보장하는 최저가. 쇼킹히어로가
지금 11번가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가격.
놓치지 마. 11번가.


직간접적 설문조사 결과를 % 숫자까지 썼다.

"최저가로 샀다 싶었는데, 더 싼 게 있었네, 이런~"

어마어마한 배신감을 느낀 사람에게

#1. "이런 경험 있지 않아요?" 말로 공감 유도하기,

#2. "82%가 그래, 너만 그런 게 아니야" 입증하기,

어떤 것이 더 설득력 있을까? 더 감정이 증폭될까?


숫자가 있으면 목소리가 커진다.

"아니 이걸 보라고, 이렇다니까!!"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설득력, 공감력.

데이터가 마케팅계에서 더 주목받는 것은,

단순히 명확한 근거자료가 있어서여서가 아니라,

그 수치가 힘을 가질 수 있는 메시지가 되기 때문이다.

몰랐던 것을 발견하든, 알고 있던 것을 증명하든,

내 마음과 공감하고, 남에게 더 입소문낼 수 있다.

반대 의견을 묵살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객관성'이라는 무기는 여러 이견이 있을 때 강력하다


그럼에도, 이렇게 만들면 닭살 돋는다!

내 취향에는 안 맞지만...


수치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제시하면

눈길을 잡아야 하는 광고가 너무 딱딱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 분명히 했을 거 같다. 선수들인데...


그래서, Song과 모델로 임팩트를 넣은 것 같다.

어느 가수가 콘서트에서 말을 멜로디에 싣는 밈처럼.

어쩌면 그 영상을 레퍼런스 삼았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닭살 돋았다.'

광고인들에게 '닭살 돋았다'는 거의 100% 칭찬이다.

호불호를 떠나 돌출도 높은 주목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호쪽으로 '닭살이 돋았다'

객관적 데이터에 B급 감성을 더하는 것이 맞나?

정확히 말하면, 데이터의 신뢰성이 희화화되어서다.

최저가 보상제 같은 장점이 기억에 안 남기 때문이다.


어쩌면 Song의 재미가 강력하기 때문이니까

광고 입장에서 나쁜 건 아니지만,

이렇게 작위적 광고를 타깃들이 좋아할까?

하지만 이건 개인적 호불호일 뿐,

이런 감성과 돌출도도 각자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데이터라는 숫자는 설득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100%

하지만 그 데이터만으로 크리에이티브가 된다?

(이 광고만 보고는, 개인적으로) 50%

그럼에도 데이터가 앞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 광고 보고는 더더욱) 100%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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