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해한 것들이 좋다.
원래 있던 단어지만 어느샌가 유행처럼 여기저기 무해하다는 말이 쓰이는 것을 보고 점점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그래서 다행이다 싶었다.
유익하지 않고 무해만 해도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가는
요즘이라 그렇다.
유독한 것들이 워낙 많은 시대라 숨만 쉬고 살아도 죽을병에 걸릴 수 있는데 무해하다니.
그렇게 좋은 게 있을까.
나는 그래서 유익하진 못해도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
그냥 존재하고 있구나.
존재함에 조금은 즐거움도 주고 틈도 내어주고 아프게 하지 않는 사람.
엉성하고 부족해도 나쁘지 않는 사람.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이 유독한 세상에 나의 존재로 누군가에게 맘껏 숨 쉬어도 걱정이 없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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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마주쳤다.
그 누군가가 무익한 사람은 절대 아닌데 마주침에 너무 반갑고 기뻤다.
부족한 나 임에도 반가워해주고 변화된 모습에 아는 척해주고.
그 반가움을 나누는 순간이 너무 무해하다고 느꼈다.
근데 이렇게 쓰다 보니 기분이 묘해졌다.
무해함에 기쁘고 행복을 느낀다면 결국 기쁨이랑 행복을 얻었기에 유익한 게 되어버리나.
근데 나는 무해하다는 단어가 좋고 언젠가 그 사람이 나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지 못한다 하더라도 괜찮기 때문에 무해한 게 맞다고 하련다.
그래 이게 포인트겠다.
뭔가 기대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그냥 무해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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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