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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항녀 Nov 05. 2024

12kg 찌웠다

지난 몇 개월간 12kg 정도 살이 쪘다.

나에겐 급찐 살로 느껴지는데 어쩌면 꾸준히 쪘는지도 모르겠다.


10년 정도를 52~53kg으로 살아오던 내가 65kg을 찍었으니 가히 충격적일 수밖에.


65kg을 찍기까지 나는 무얼 했나.


평소에는 나 스스로를 잘 믿지 못하는 내가 살에 대해서는 믿고 믿고 믿어주어 곧 빠질 살들이라며 결국 12kg을 찌웠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그렇게 학교급식이 맛있었을 때도 55kg이 최고였는데..


아무튼 65kg까지 찌는 과정에서 신기하다고 느꼈던 건 몸이 어느 순간 ‘퐁’하고 부푼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어느 시점 전까지는 몸의 형태가 그래도 오랜 기간 유지해 오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갑자기 ‘퐁’하며 부풀었다.


옷을 살 때 가장 작은 사이즈만 고집하던 나는 M사이즈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니 내가 참을 수 있나.


운동을 하고 적게 먹어 살을 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마는 성격 급한 나는 당장 살을 빼버리겠다며 주변에서 주워들은 다이어트 한약을 질렀다.


첫 번째 달은 한약을 먹어도 식욕이 떨어지지 않아 두 번째 달까지 먹으면 식욕이 떨어지겠지 싶어 50만 원을 태워 두 달 치 약을 먹었건만 되려 3kg이 쪘다.


아 그래, 62kg이었다가 65kg이 된 것은 다이어트한약 덕분이었다.


이에 분노한 소비자로서의 나는 당장 한의원에 연락을 했다.


나 : 저 한약 먹은 지 두 달짼데 오히려 3kg이 찌고 식욕이 안 떨어져요.

한의원 : 건강하셔서 그래요^^ 식욕을 조금 참아보세요!


그래. 건강해서 그렇다고 나의 건강을 칭찬(?) 받았다.


어이가 없었지만 건강하다는데 뭘 어쩌겠나.


좋은 게 좋다고 생각하며 한약과의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내가 다니는 병원에서 상담을 받는데 살이 너무 찐 걸로 두어 달 정도 하소연을 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약으로 살을 빼는 건 몸에 좋지 않고 또 내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아시곤 ‘[임상용 지침서] 비만의 인지행동치료’라는 책을 대여해 주시며 할 수 있다고, 약 없이도 살 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하셨다.


그때 나는 ’ 그래! 이렇게까지 믿어주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못할게 뭐야!‘라며 믿음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고 적게 먹으려고 애썼다.


아래 사진은 병원갔다가 집 가는 길에 감동받아 썼던 글이다.

그런데.. 그다음 달 결국 나는.. 식욕에 항복을 하고.. 약으로 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만류하시는 의사 선생님한테 죄송했지만 ’ 강고집‘이라 어쩔 수 없다며 ’ 삭센다‘를 처방받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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