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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항녀 Dec 15. 2024

아침, 소파에서 보이는 것들

눈을 떴다. 통잠(?)을 잘 못 자는 나는 몇 번의 아침을 보내고 8시의 아침을 선택해 일어났다. 요즘 일어나자마자 사과나 양배추를 먹는 게 습관이 되었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사과를 껍질 채 먹었다. 사과를 먹으며 며칠 전부터 읽고 있는 알베르 카뮈의 ’ 반항하는 인간‘을 읽었다. 주구장창 책을 읽고 있기에 이제 나에게 그리 어려운 책은 없겠지하며 자만했지만 장난 아니게 어렵다. 그래서 좋다. 알베르 카뮈의 글은 나를 흥분시킨다. 이건 어떤 종류의 사랑일까. 책에서의 첫사랑인가.

엄마는 내가 깨기 전부터 부엌에서 찌짐을 굽고 있다. 부추전. 냄새가 좋다. 나는 찌짐에 양파가 들어가는 걸 싫어한다. 여전히 카레에 든 양파도 못 먹고(?) 찌짐에 들어간 양파도 빼고 먹는데 과연 오늘 찌짐은 어떨까. 이렇게 글을 쓰다 보이 배가 울린다. 사과 하나를 통째로 먹어도 사과는 밥이 아니라는 걸 알고 배고픈 건 어쩔 수 없나 싶다.


밍구는 거실바닥에 누워있다. 아빠는 밍구를 짓궂게 괴롭히곤 하는데 오늘 아침 괴롭힘을 당하는 밍구의 모습은 마치 반응속도가 느리고 조금 멍청한, 그리고 답답한 학생처럼 보였다. 밍구는 착하다. 아빠는 그렇게 밍구에게 사랑을 담아 엉덩이를 몇 대 때리고 뽀뽀를 한다. 그러다 밍구가 ‘내 귀에는’ 으르렁 거리는 소리로 들렸는데 아빠가 ‘그르렁’ 거린다며 좋아서 내는 소리가 아니냐고 한다. 내가 그 소리는 고양이들이 내는 소리라고 밍구는 방금 ‘으르렁‘거린 거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아빠는 카뮈(내가 키우는 고양이)랑 여전히 착각을 하고 있는지 그르렁 거린 거라고 한번 더 말한다.

예전에 내가 밍구한테 뽀뽀하다가 입술을 뜯긴 적이 있는데 그때 아빠가 나를 응급실 데려다줬으면서 겁도 없으시다. 아무튼 그때보다 나이를 먹은 밍구는 다행히 으르렁 또는 그르렁 소리를 내다가 아빠가 뽀뽀를 멈추니 다시 누워 잠을 잔다.


티브이에서는 탄핵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어제 길거리에 나가 신나게 소리를 지르고 돌아온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참석을 안 했다면, 그 수많은 ’ 내‘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면 ’아찔‘하다.


아무튼 곧 아침을 먹고 일어나 씻고 무언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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