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타고 가다가 평상에 앉아 있는 할머니, 천천히 걷는 할아버지를 봤다.
그 순간, ‘얼마나 지루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하루하루를 얼마나 권태롭게 보내야 할까.
그들에게 삶의 의미는 뭘까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득 깨달았다.
그분들의 하루는
아마 이른 아침에 일어나 밥을 짓고, 본인들이 기르는 식물들을 보고, 동네 어슬렁거리는 강아지에게 밥도 주고, 동네를 천천히 한 바퀴 돌고, 길에서 만난 이웃 주민과 뉴스에 대한 이야기도 하며 흘러갔을 것이다.
그들의 하루는 그들의 것이고, 나는 내가 느끼는 마음으로 그 하루를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
이 생각은 갑자기 든 건 아니다.
엄마 아빠를 보며도 이런 생각으로 괴로웠던 적이 있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학교를 다니지 않는데 어떻게 그 긴 시간을 보내나, 일을 할 때는 직장을 다니지 않는데 어떻게 그 지루한 시간을 보내나.
그런데 알고 보니 산책하고, 운동 다니고, 청소도 하고.
그저 나처럼 자신들이 만들어서 구성한 하루를 살고 있었다.
그들의 시간이 멈춰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 머릿속에서만 그들의 하루를 붙잡고 있었던 것이었다.
할아버지도 떠올랐다.
예전에 혼자 남해에 계셨을 때 숨 막히게 외롭지 않을까, 하고 속상해했었다.
근데 할아버지는 그곳에서도 밭일하고, 성당 다니고, 직접 요리하고, 자기만의 루틴으로 매일을 채우고 계셨다.
그 모든 걱정이 내 기준으로 내 삶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누구의 하루도 내 기준으로 안타까워하지 않기로 했다.
안타까워하거나 걱정하는 것으로 또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도 없다. 그저 나 혼자 고통스러울 뿐.
분명 누군가도 나를 보며 권태로운 삶이 아닐까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나대로 내 삶을 알차게 꾸려가며 살고 있다.
누구나 그렇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