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매년 다시 돌아온다.
시기와 기간이 어떻든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 겨울은 다시 돌아온다.
알록달록 꽃이 피기 시작하면 봄이고, 초록초록 풀들이 자라나면 여름이다.
여름의 그 풀들이 갈색으로 변하며 하나 둘 굳어가기 시작하면 가을이다.
그 갈색의 굳은 풀들마저 사라지면 겨울이다.
흔히 아는 계절은 이렇게 반복된다.
하지만 내 피부가 느끼는 계절은 매해 새롭다.
약 서른 번의 봄과 여름, 가을, 겨울을 보냈지만 올해의 봄은 태어나 처음 맞는 봄인양 기대한다.
이번 봄은 어떨까,
봄볕이라고 부르는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살결에 바람이 닿도록 얇은 옷, 짧은 옷을 입고 밖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겠다.
나는 종종 지인들과 대화할 때 작년의 어떤 계절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매번 새롭다고 말을 하곤 한다.
그럼 지인들은 딱히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인데 아무렴 어때,
나는 새로워서 반갑고, 기대된다.
각 계절의 볕과 바람이 얼굴에 닿는 그 순간이 설렌다.
혼자 그 순간을 음미하며 미소를 짓는다.
내 생에 처음 맞이하는 어느 해의 어느 계절의 볕과 바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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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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