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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광안리 그리고 나

by 반항녀

오랜만에 부산에 온 김에 아침 일찍 일어나 책과 아샷추를 싸들고 광안리로 갔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몰라도 가장 좋아하는 바다는 꼽을 수 있다.


광안리.


인천에 있을 때 얼마나 광안리가 그리웠는지.


낮에는 파아란 바다와 파란 하늘, 그리고 얼음성 같은 광안대교가 장관을 이루고, 밤에는 심심할까 깜깜한 바다 위에 광안대교가 빛을 내며 화려해지고.


낮에는 혼자 누워 즐기기 좋고, 밤에는 친구들과 화려한 광안대교 보며 노상 맥주 까기에 좋고~


인천에도 바다가 근처에 있지만 나는 광안리가 제일 좋다.


날도 적당히 더워 그늘과 햇살 반반으로 즐기기에 딱 좋았다.


따뜻한 바람, 차가운 바람이 섞여 불었다.


바람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면 파스텔톤의 분홍색과 파란색이 섞여있을 것 같달까.


이 정도로 밖에 표현이 안 되는 것이 안타깝다.


전에 선물 받았던 비치타월을 모래 위에 펼쳐놓고 나도 그 위에 철퍼덕 누웠다.


그늘 덕분에 찹찹해진 모래의 온도가 타월을 통과해 나에게 느껴졌고, 파라솔을 살짝 벗어나 햇살에 발을 뻗으면 햇빛이 그대로 떨어져 따뜻함도 느껴졌다.


엎드리면 엎드리는 대로, 누우면 누운 대로 행복이었다.

순간순간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 보내면 그 자체가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을 했고, 또 그렇게 혼자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축복같이 느껴졌다.


따뜻한 바람, 차가운 바람이 섞여 불었던 그 순간처럼 익숙함과 낯섦 공존할 수 없을 듯 한 그 감정이 번갈아가며 느껴졌다.


애써 미시감을 느낄 필요도 없이 한때 일상이었던 익숙한 장소에서 올해의 첫 광안리 바닷바람을 맞은 덕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게 여행 같은 낮이었다.

마침 들고 가서 읽은 책도 ‘매일이 여행’이라 완벽했달까.


다시 차타러 가는 길은 초록초록.

이렇게 완벽하면 아쉬워서 어떻게 올라가나..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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