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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한테 오랜만에 연락하기

친구한테도 용기가 필요하더라구요.

by 반항녀

나한테는‘사오정’이라는 중학교친구 모임이 있다.

맨 앞은 지우개의 주인 지우

내 발목에 있는 타투를 같이 한 친구들로,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고, 사오정이란 이름을 지은 이유는 친구 중 한 명이 해외에 있기 때문에 한국 들어오면 다섯 명 아니면 네 명이라는 의미로 그렇게 지었다.

나는 오랜 기간 회사에서의 사건을 지나오며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지 못했다. 사람들에게 연락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고, 부산토박이가 타 지역으로 오니 더욱 그럴 수밖에.


사건이 사건인지라 가해자가 구치소에 갔다거나, 재판이 다다음주에 있을 예정이라는 소식 등을 단톡방에는 올릴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도 몇몇 친구들과는 연락을 뜨문뜨문 주고받았지만 한 친구에게는 기회가 닿지 않아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어제 한 친구의 프로필 사진이 웨딩사진으로 바뀌어있는 것을 보고 친구가 웨딩사진을 찍기까지 그 긴 시간을 연락을 못 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용기 내어 카톡을 보냈다.


갑자기 연락하면 뭔가 내가 바라는 게 있는 것 같고.. 게다가 이번 달에는 내 생일도 들어있으니 마치 내 생일을 위해 연락하는 것 같은 느낌..


아무튼 그래서 용기를 내어 카톡으로

‘@@아, 넘 예뿌다ㅠㅠ 잘지내고 있제ㅜ 나는 이래저래 사건이 많았어가지고 연락도 제대로 못했네..’ 라고 보냈다.


몇 분 뒤,


친구는 같이 ㅠㅠ를 많이 붙여 답장이 왔다.


연락 줘서 고맙다고.


인연이 끊기는 줄 알았다고.


친구도 내 생각을 많이 했나 보더라.


그래서 울컥했다.


용기 낸 김에 전화도 걸었다.


전화로 짧게 근황토크를 하고 둘 다 울었다.


보고 싶었다. 내 친구.


인간관계의 폭을 줄여가던 시점이었는데 내 친구는 고맙게도 그 자리 그대로 있어주었다.


친구는 되려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더라.


그 힘든 시간 보내는데 먼저 묻지도 않았다고.


이 것과 또 별개로 누군가가 갑자기 떠오를 때가 있다.


그때 연락을 놓치면 그 떠오른 누군가로부터 연락이 온다.


그래서 항상 다짐을 하지만 늦을 때가 많아, ‘내가 먼저 연락할걸’하는 아쉬운 마음이 종종 든다.


여러분도 오늘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면 한번 연락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용기가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반응이 시원찮으면 끊길 인연이고 아니면 계속 이어가면 되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더라고요!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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