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해라 마이무따이가
시작일 : 5.10.(금)
퇴근길에 뜬금없이 누룽지통닭이 먹고 싶어졌다.
어째서 누룽지통닭이 떠올랐는지 그 시작은 기억나지 않는다.
내 일생 한번 먹어봤던 건데 긴박뇨처럼 긴박식욕이 느껴졌다.
그래서 집 도착시간을 맞추어 주문을 하고 기대감에 부풀어 집에 달려갔다.
전기구이통닭 아래에 깔린 찹쌀 누룽지.
닭의 껍질은 고소했고 기름 빠진 살들은 담백했다.
제일 중요한 누룽지는 정말 식감부터 행복한 맛이었다.
고소하고 쫄깃하달까..
(맛 표현이 아쉽다.. 먹방유튜버들을 좀 봐야겠다.)
퇴근하고 저녁을 가급적 먹지 말자고 다짐했던 나 60kg은 기름이 빠진 데다 누룽지까지 있으니 ‘이건 나를 위한 보양식이니 괜찮아’라고 합리화하며 하며 완닭을 했다.
2차 : 5.11.(토)
전날 먹었단 누룽지통닭의 맛이 벌써 생각이 났다.
다른 음식은 먹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누룽지 통닭만 먹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배달음식이라는 guilty 한 느낌 때문에 나는 합리화할 수 있는 이유를 찾아야 했다.
‘그래, 오늘은 행복한 토요일이니 주말에 외식했다 치고 누룽지통닭을 먹어야겠다.’
그렇게 합리화를 하고 2차 누룽지통닭을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기존에 이용하던 ‘배달의 민족’ 어플에서 주문이 불가하다고 떴다.
패닉이 올 뻔했다.
나의 누룽지 통닭.
그래서 혹시나 하고 ‘쿠팡이츠’를 켰더니..
배달이 가능하다고 떴다!!
바로 주문.
완닭.
3차 : 5.13.(월)
앞서 말한 대로 퇴근하고 가급적 저녁을 안 먹겠다는 다짐을 하고 회사 탕비실에서 퇴근 직전 ‘현미누룽지’ 한포(?)를 먹었다.
월요일은 헬요일이라 집 가는 길이 매우 피곤했다.
사실 퇴근하고 집 가는 길은 항상 피곤하다.
직장인의 패시브랄까.
아무튼 퇴근하고 편의점의 유혹까지 떨쳐버리고 집에 들어갔다.
최근 꽂혀 종종 하고 있는 ‘롤’을 켰는데 무언가 허전한 기분.
월요일을 무사히 보냈기에 나한테 보상을 해주고 싶은 이 기분.
배달 어플을 열고 누룽지통닭을 검색했다.
같은 집, 같은 맛.
게임 중 배달이 왔고 나는 게임 속 팀원들에게 미안했지만 누룽지통닭이 더 소중했다..
식기 전에 먹어야 해!!
게임에 거의 집중을 하지 못한 채 나는 월요일을 무사히 보낸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합리화와 함께 누룽지통닭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게임 등급은 아이언 4.
게임은 역시 즐겜이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었다.
세 번째 거의 연달아 먹는 누룽지통닭.
어쩜 질리지도 않는다.
역시나 완닭을 하고 약간의 후회는 들었지만..
‘보상과 보신’이라고 외며 월요일을 보냈다.
4차 : 5.15.(수)
부처님 오셔서 쉬었던 날.
하고 싶은 걸 하고 점심에는 순댓국이 당겨 순댓국도 먹었다.
그리고 나가서 책도 읽고, 수다도 떨고 했다.
게다가 내 생일이었네?
그럼 생일이니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어야겠다 싶어 신나게 놀고 들어와 또 시켜버렸다.
누룽지통닭..
4번째..
열심히 먹었다. 역시나 맛있었고 누룽지는 찰졌다.
같이 시킨 꿀누룽지통닭에는 소스가 조금 많은 듯했지만 그럼에도 맛있었다.
열심히 먹고 나니.. 누룽지통닭을 이제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글 쓰는 와중에도 누룽지통닭을 몇 번이나 쳐도 오늘 저녁에 시켜 먹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행이다.
어떻게 합리화하고 먹었는지를 쓰려고 했는데 연달아 많이 먹은 내 모습만 쓴 것 같다..
혹시 이 글을 보고 누룽지통닭이 드신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그냥.. 뿌듯할 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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