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보 해서 진 사람이 발표할까요?"
대학교에서 흔히 보이는 풍경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발표를 두려워하고 회피합니다.
어떻게든 발표를 피하고 싶어하죠.
대학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쩔수 없이 해야되는 경우엔 하겠지만,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어하는 것이 발표입니다.
우리나라 대학생의 20%정도가 발표를 두려워하는
'발표 불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발표 불안이란 발표를 할 때 청중의 부정적인 평가를
예상하거나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등을 가져
자신의 생각, 감정을 자신 있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로 발표를 하다 보면 목소리가 덜덜 떨리고
준비한 내용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목소리는 떨리지 않아도
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준비한 발표 대본에만
시선을 두고 그대로 읽는 사람들도 많죠.
사실 발표할 때 불안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유명한 강사분들도 강의를 하기 전 긴장을 한다고 말을 하죠.
하지만 '발표 불안'이 된다면
그때부터는 문제가 생깁니다.
앞에만 나가면 목소리가 떨려 제대로 말을 못하거나
식은땀이 나고, 말을 더듬게 되죠.
심한 사람은 등교를 거부하거나
발표날만 되면 배가 아프거나 몸이 아픈 '신체화'증상까지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듯 발표 불안이 심해지면
학교 상황에선 성적을 낮게 받거나
직장에서는 인사고과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면접을 본다면 당연히 떨어질 확률이 올라가겠죠.
그렇다면 발표 불안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발표불안은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합니다.
선천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은 발표하기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유전적인 영향이 있다고 합니다.
타고난 무대체질이 있는 반면, 앞에 나가기 어려운
사람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가정 환경의 영향도 있습니다.
부모가 비일관적인 양육을 하게 되면
자녀들은 부모의 반응을 예측하기가 어렵게 되고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
두려워지게 됩니다.
너무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라게 되도
마찬가지죠.
또한, 처벌과 강화로 인한 영향도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눈이 좋지 않아
문제를 풀지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몰라서 못풀었다고 생각한 선생님과
친구들은 '이것도 못푸냐'는 듯한 느낌으로
저를 바라봤습니다.
그 이후 발표를 하기 전 불안감이 생겼고
한동안 발표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것도 못푸냐'라는 느낌의 표정이
저에게는 처벌로 다가왔고, 이후 발표에도
영향을 끼친 것입니다.
반면 발표를 하지 않는 것이 강화될 때도 있습니다.
말없이 조용히 있는 친구들에게
'너는 참 조용하고 착하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조용히 앉아 있는 상황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 조용히 있는 것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발표를 하지 않고 조용히 하는 것이
익숙해지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죠.
이렇게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로 인해
사람들은 비합리적인 사고를 하게 됩니다.
실패를 과도하게 지각하거나
'발표하다 틀리면 절대 안돼'
비현실적인 기준을 세운다거나
'오늘 수업 중에 내가 발표를 제일 잘해야 돼'
부정적인 자기지각을 한다거나
'난 오늘도 실수할거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쯤은 겪었던
고민, 생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발표 불안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발표 불안의 완화에는
인지 재구성과 노출 훈련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비현실적 기준, 부정적 자기지각, 실패의 과도한 지각 등의
비합리적 신념을 합리적 신념으로 바꾼 뒤
실제 발표 상황에 노출을 시키는 것입니다.
'발표하다 틀리면 절대 안돼'
--> '실수 한번 정도는 할 수 있지'
'오늘 수업 중에 내가 발표를 제일 잘해야 돼'
-->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가 준비한 최선을 다하자'
'난 오늘도 실수할거야'
--> '실수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하자'
신념을 바꾼뒤에는 처음엔 거울을 보고,
다음엔 1~2명 앞에서,
그 다음엔 3~4명 앞에서,
조금씩 난이도를 올려가며 상황에
노출을 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역시 한계점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발표하다 틀리면 절대 안돼'라는
사고를 가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볼게요.
이 사람은 본인의 사고가 틀렸다고 생각하게 되면
'아 이런 생각을 한 내가 잘못이구나'라고
오히려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죠.
자괴감에 빠지며 그 상황을 회피할 가능성도 생긴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연구자는 '자기자비'를 함께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자기자비란 자신의 고통, 실패를 회피하거나
단절하지 않고 친절함으로 완화, 비판단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생각을 한 내가 잘못이구나'가 아니라
'나는 틀리면 절대 안된다는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구나'라고
비판단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다음에는 '이런 성향 때문에 불안하고 힘들었구나'
자신의 감정을 찾아주고 위로하는 것이죠.
이런 수용의 과정을 거친 이후에
인지적 재구성을 한다면 더 긍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정서적인 부분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인지만 바꾸게 된다면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힘들어하기보다는 생각을 바꿔보는게 어때?'라고
접근하기보다는
'~~한 상황때문에 힘들었겠다.
너가 생각했을 때 어떻게 하면 괜찮아질 것 같아?'라고
물어보는게 더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겁니다.
전자가 인지적으로만 접근한 것이고
후자는 정서적으로 먼저 접근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게는
정서적으로 접근하고,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접근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본인에게는 엄격해질 때가 많습니다.
기준이 높아지고, 실수하면 안된다는
강박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은 발표 불안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본인의 이러한 생각 때문에
발표, 보고 등의 말하는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끼시고 있나요?
우선 두려움을 느끼는 본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나 자신을 위로해주고 보듬어 준 뒤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의 발표 불안이 감소하고
좀 더 자신 있는 모습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