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신주의라고 한 번도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아니었다. 단지 비혼주의인 사람 결혼을 ‘아직’ 안 한 사람이었다. 우리 집은 어렸을 때부터 화목한 편이었고 정-말 어렸을 때 꿈은 현모양처라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현모양처는 개뿔.’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 정도로 내 어렸을 때 꿈은 현실과 열심히 타협한 결과 나와 맞지 않는다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건 아마도 가정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컸였던까.
정말 다정하신 아버지는 아직도 엄마를 잊지 못하고, 혼자 사시고 계신다. 가끔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할 때가 있다.
“아빠는 왜 아직도 연애를 안 하세요?”
나는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왜 안 하긴 아직도 못 잊겠으니 연애를 안 하는 거야. 그저 서아엄마는 멀-리 여행을 먼저 떠나서 도착해 있는 거지. 그런데 너는 왜 연애 안 해?”
시을 읽는 것처럼 멋지게 본인이야기를 해놓고 뒷 마무리는 ‘너는 왜 연애를 안 하냐’라는 질문이 들어왔다. 이것을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야 할지 혼자만의 갈등이었다.
“글쎄다. 저도 엄마가 그리워서 연애를 안 하는 것도 있는데 만나는 목적이 그저 좋아서 같이 사는 게 아니라 그래도 나는 사람구실하고 살아요. 하는 것처럼 만나는 목적이 ‘결혼’이라면 사절이에요. 웃기게도 요즘 만나볼까 하면 나이가 있으니까 결혼을 해야 되잖아요. 예물은 어쩌고 저쩌고 첫 만남 때 예의 없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요. 난 소개팅을 나간 것이었지. 선을 보러 간 것은 아닌데 말이죠.”
용기 내서 나간 아홉수였던 29살에 소개팅은 굉장히 ‘무례한 남성’을 만났다. 내가 마음에 들었든 안 들었든 그거는 모르겠지만 넋두리처럼 이야기를 했다.
“풉.. 굉장히 결혼이 절실한 남자였나 보네. 선도 아니고, 잘 맞으면 연애를 하는 첫자리인 소개팅에서 예물이라니… 요즘 결혼도 늦게 한다던데 그 남자는 급했나 보구나. 그런 너랑 안 맞는 사람 만나지 말고, 너한테 잘해주는 사람을 만나야지. 그래서 결혼 생각은 있기는 하니?”
내가 ‘그래도 사람구실하고 살아요.’라는 말이 웃기셨는지 풉-하고 웃으셨다. 그리고선 안 맞는 인연을 억지로 맞추려고 하지 말고, 나에게 잘해주는 남자를 만나라는 말을 하셨고, 정말 내가 ‘결혼’이라는 것에 생각이 있는지가 궁금한지 눈빛을 초롱초롱하면서 내게 ‘결혼 생각’에 대해 물어보셨다.
“결혼은 선택이라는 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빠 딸은 결혼을 하고 싶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섣부르게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서요.”
“그럼, 좋은 사람이랑 해야지.”
내심 ‘혼자 살고 싶다.’라고 대답을 할까 봐 걱정을 하셨는지 안도의 한숨을 쉬시면서 잠시 냉장고 있는 곳으로 가시더니 내가 좋아하는 곶감을 가지고 와선 내게 건네주었고, 나는 여전히 거실애 있었기에 티브이를 켰고, 아버지가 주신 곶감을 먹으며 나란히 앉아서 같이 티브이 시청을 했었다.
그 기억이 벌써 1년이나 지난 일이었다. 혼자 퇴근 후 씻고 누워있으니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선 여러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서 얽혀있었다.
지-잉
내 스마트폰이 울림이 내 여러 가지 생각이 정리가 한 번에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배경화면을 보니, 로건이었다.
‘나 지금 연습 끝나서 퇴근 준비하고 있어.’
연주회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는 로건은 그래도 메시지라도 남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연락문제로 싸울 일은 없었다. 단지,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아서 문제였다. 같은 대한민국인데 다른 시간을 사는 느낌이랄까.
‘오늘 하루도 고생했네. 집으로 갈 거야?’
순간 ‘1’이 내가 보낸 메시지와 함께 아주 빠르게 없어졌다. 그리고 내 로건은 나에게 전화를 하였다.
“여보세요?”
로건에 지친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주변연주자들 목소리까지.
“여보세요. 운전해야 되는데 톡으로 해도 되는데.. 힘들게 전화한 거야?”
“힘든 것은 둘째 치고…”
그는 어린아이처럼 웃으면서 또 수줍은 아이처럼 말을 흐렸다. 그러는 로건이 무슨 말을 할지 알 것 같지만 너무 힘이 없어보았다.
“응?”
나는 무슨 말을 할지 알아서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간단하게 하였다.
“서아가 보고 싶어서 전화라도 걸었어.”
그는 힘없이 이야기를 했지만, 약간에 괜찮은 척하면서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였다.
“밥은 먹었어?”
나는 걱정스러운 감정이 들기 시작을 하였고, 내 목소리 마저 걱정스러운 톤으로 바뀌었다.
“빵이랑 커피 먹었어.”
그는 그래도 나를 안심시키려고 이야기를 하였지만, ‘꼬르륵-’하는 소리가 전화하다가 들릴 정도면 이건 배가 고픈 상태인 것이다.
“에이- 배고픈가 보네”
나는 놀리고 있는 말투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런가..”
그는 머쓱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그래도 ‘아니야.’라고 이야기를 안 하는 것 보니 집에서 구워서 먹을 수 있는 갈비와 김치를 싸서 로건에 회사 앞으로 가기 위해서 음소거를 잠시 한 뒤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배고프니까 배에서 소리가 나지- 지금은 뭐 해?”
“퇴근하기 위해서 악보 정리 중이야. 악단 악보니까!”
그는 애써 웃는 것 같았다.
‘역시 지금 회사니까 가면 되겠네..’라고 생각을 하면서 택시를 불러서 회사로 가면서 전화를 하고 있었다.
“제임스도 갔어?”
나는 괜히 제임스 핑계를 대면서 가고 있었다.
“제임스는 집에 먼저 퇴근했지. 제임스도 피곤할 거야. 오늘 연습이 굉장히 난도가 높았거든.”
“오늘 다들 힘든 하루였구나.”
회사 쪽으로 오기를 잘했구나 싶었다. 처음으로 로건의 지친 목소리를 듣고 있어서 마음에 좀 걸렸다.
“익숙해져야지. 다들 휴가 다녀와서 그런 것 일거야, 그런데 밖이야? 구두소리가 들리네. ”
허허 웃으며 이야기를 하였고, 청각에 예민한 그는 밖인 것까지는 맞췄다. 나는 대답 대신에 대기실 문을 노크를 했다.
“잠시만 제임스가 왔나 봐. 제임...”
그는 나를 보고선, 얼떨떨하게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고선, 그저 나에게 잠시 안긴 채 ‘어떻게 왔어?’라고 물었고, 나는 대답을 하며 등을 쓰담쓰담했다.
“정리는 다 했어.”
그는 가방을 챙기면서 나에게 다시 다가왔고, 나는 들고 있던 차키를 가져왔다.
“가자!”
나는 해맑게 이야기를 하였다. 음식들 때문에 손은 못 잡고 있었다.
“그런데 손에 들고 있는 건 뭐야?”
그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내 손에 있는 것들을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비-밀’ 이러려고 하였으나, 음식냄새가 싫을까 봐 솔직하게 말을 하기로 생각을 하였다.
“저녁 먹으려는 음식들인데.. 차에 넣어도 될까?”
나는 조심스럽게 로건에게 이야기를 하였고, 그는 해맑게 웃으며 ‘그럼 당연하지’라고 이야기를 해서 차 안보다는 트렁크가 나을 것 같아서 넣었다. 그리고 차키는 내손에 있기 때문에 그를 조수석에 태우고, 나는 운전석에 타서 그가 말해주는 대로 가서 그의 집을 처음 가게 되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차에 있던 반찬들을 손에 들고,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둘 다 손을 씻고, 지친 로건은 먼저 씻으라고 이야기를 해놓고, 부엌을 써도 되냐고 물었고, 그는 또 해맑게 ‘마음껏 써도 돼’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동안 없는 솜씨를 그래도 최대한 발휘하여 볶음밥을 만들고, 갈비를 구웠다.
그는 놀란 눈으로 식탁을 바라보고 있었고, 살짝은 눈이 울먹거리는 느낌도 있었다. 나는 괜히 더 밝은 목소리로 로건을 불렀다.
“로건 뭐 해. 얼른 앉아서 우리 밥 먹자!”
나는 로건의 손을 잡아서 그를 앉게 만들었다.
“응응 너무 고마워”
그는 그 누구보다 내가 한 요리를 맛있게 먹기 시작하였다. 밀키트이긴 하지만, 고기 4인분을 둘이 다 먹었다.
사실 나는 저녁을 미리 먹었었기에 거의 먹지 않았다. 식사가 끝난 후 그는 뒷정리를 본인이 하겠다고 강력하게 말하여 나는 그가 안내해 준 소파에서 그를 볼 수밖에 없었다.
“짠!”
그는 뒷정리를 하고 나선, 아포가토를 직접 만들어 내게 쥐어주었다. 그리고 본인도 아포가토를 같이 먹기 위해 사진도 찍고, 앉았다.
“피곤할 텐데 고마워!”
나는 웃으면서 그가 준 아포가토를 받아 들었다. 한 입 먹은 순간 입안에서 달달한 아포가토가 사르르 녹는 맛을 음미하였다.
“어때?”
긴장되는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정말 맛있어!”
나는 그를 보면서 해맑게 웃으면서 ‘엄지 척!’을 하였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자 그도 한입 먹으며 웃었다.
“서아가 그랬잖아. 아포가토는 여유가 있을 때 먹는 음식이라고, 오늘 몸은 되게 힘들었을 텐데 마음은 편했으면 좋겠어. 내가 진짜 더 잘해줄게.”
그의 눈과 입에서는 진심이 가득 느껴졌다. 그러기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였고, 문득 생각이 들었다.
진심, 감사함, 배려, 사랑
이것에 모두 해당되는 로건이라는 남자.
‘이 남자랑 결혼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