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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름다움 Mar 27. 2024

힘 빼는 법을 모르는 자의 최후

올해 첫 독서로 읽었던 책은 <이토록 멋진 휴식>었다.

현재 나는 일도 공부도 안 하는 휴식 중이긴 하나
'멋진'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휴식이다.
몸이 아파서 괴롭고 집 밖은 나가지도 못하는 상태의 강제 휴식이기에
<이토록 최악의 휴식>에 더 가까울지도.

아프기 전 나를 생각해 보면
나는 휴식이 조금 두려웠던 것 같다.
휴식을 즐기기보다는 더 나아가야 했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더 나은 직장을 위해
더 나은 통장을 위해

해야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 욕심의 크기만큼
불안이라는 그림자가 따라붙었다.

마음이 다급했고
시간이 촉박하다고 생각했다.
대신 체력은 충분했다.
운동을 포함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잠도 잘 잤다.
그래서 더더더 나를 밀어붙여도 된다고,
더더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몸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째깍째깍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긴장과 압박감은 결국 터져버렸나 보다.

조금은 숨 고를 여유를 가져야 했나 보다.
더 깊이, 더 깊이 물속으로 들어가려 욕심부렸더니
결국 강제로 물 밖으로 끄집어내졌다.
너 지금 숨 못 쉬고 있다고.
숨 좀 고르라고.

그렇게 지금은
욕심부리던 바다에는 아예 들어가지도 못하고
멀찌감치 앉아서
내가 그토록 가지려고 애쓰던 바다 물속을
쳐다보고만 있다.
바라던 기회들은 이미 물 건너가 버렸기에
내 욕심 또한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마음을 내려놓게 되었다.

힘 빼는 법을 모르면
결국 힘이 빠지게 되는 일이 생긴다.

힘을 빼본 적 없었던 나는,
그저 열심히 달리기만 했던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힘을 뺀 상태라는 건 이런 상태구나...
(아직도 여전히 자꾸 힘을 주려고 하여
의식적으로 다시 힘을 빼려고 노력 중이지만.)

중요한 것은,
아주 잠깐이라도
숨 고를 시간이 필요함을 아는 것.
숨 고를 시간을 가지려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것.
숨 고를 시간 동안은 힘 빼고 평온을 즐겨보는 것.



<이토록 멋진 휴식> 책에서는 이렇게 얘기한다.
자신을 24시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로봇처럼 부리고 싶더라도 그러면 안 된다고.
하루도 빠짐없이 전력질주 할 수 있을지라도 그래선 안된다고.
숨을 들이쉬기 위해서는 내쉬어야 한다.
들숨만 계속하려고 해 봤자 결국 숨이 차서 몰아쉬게 된다.
잘 쉬어야 아이디어도 영감도 의욕도 열정도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
원하는 성과와 창의력을 위해서라도
압박과 요구에서 벗어나 숨 돌리는

질 좋은 휴식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정의 내린 질 좋은 휴식은
<나의 내면을 좋은 에너지로 가득 채우기 위해 의식적으로 떼어놓는 시간>이다.

일 할 때는 일에 100% 집중하
그리고 일로부터 거리 두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가지라고 한다. 그 시간 동안은 내가 좋아하는 활동과 육체적 휴식을 가져야 한다.


충분한 휴식 없이 멍하게 일하다가

쉴 때도 일 생각으로 쉬지 못하는 

어중간한 회색빛 생활은 집어치우자.


휴식 중엔 압박감에도 죄책감에도 시달리지 말자.

오로지 휴식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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