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은 통제할 순 없지만 불러일으킬 수 있어요

by 이름다움
기분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불러일으키는 것은 가능하다. 어떤 음악은 슬픔이나 환희, 심지어 공포의 기분까지 불러일으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영화에 삽입되는 음악은 이를 이용하여 극의 바탕에 놓인 기분-흥분, 만족, 혹은 평범하고 평균적인 일상성-을 들춰낸다.
-하이데거-


만약 내가 열심히 1년간 준비했던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진다면 어떤 감정일까요?

좌절, 절망감 등이 느껴지겠지요.


사고 싶은 것이 있는데 돈이 부족해서 사지 못한다면?

이 또한 절망감 혹은 이 물건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질투가 생길 수도 있겠어요.


이혼을 하게 된다면?

누군가는 해방감이라 할지 모르겠으나, 대부분은 앞이 깜깜해지는 고통이 느껴지겠지요.


이처럼, 우리의 감정은 외부의 사건에 크게 좌지우지되곤 합니다.

나의 기분이 외부 자극들에 오로지 의존을 하게 되는 셈이지요.

그러나 사실, 내 기분은 선택해 볼 수 있습니다.


고전명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는

7살 아이도 쉽게 알 수 있도록 그 마법의 비밀을 알려줍니다.

My favorite things라는 노래를 통해서요.

아래는 노래 가사의 일부입니다.


Raindrops on roses [장미꽃에 맺힌 빗방울]

And whiskers on kittens [아기 고양이의 수염]

Bright copper kettles and warm woolen mittens [밝은 구리 주전자와 따뜻한 울 장갑]

Brown paper packages tied up with strings [끈리본으로 묶은 갈색 포장지 꾸러미들]

These are a few of my favorite things [이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Cream-colored ponies and crisp apple strudels [크림색 조랑말과 바삭한 사과 파이]

Doorbells and sleigh bells and schnitzel with noodles [초인종과 썰매 방울, 돈까스]

Wild geese that fly with the moon on their wings [날개에 달을 매달고 나는 기러기]

These are a few of my favorite things [이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When the dog bites [개에게 물리거나]

When the bee stings [벌에게 쏘이거나]

When I'm feeling sad [내가 슬픔을 느낄 때]

I simply remember my favorite things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지]

And then I don't feel so bad [그럼 더는 기분이 나쁘지 않아요]

(strudels = 슈트루델, 반죽에 과일 얹어 말아 구운 일종의 페스츄리

(schnitzel = 슈니첼, 돈까스와 닮은 고기 요리)

개에게 물리거나 벌에게 쏘이거나 슬픔을 느낄 때,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려보는 거예요.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미꽃에 맺힌 빗방울, 아기 고양이의 수염,

밝은 구리 주전자, 따뜻한 울 장갑,

끈리본으로 묶은 갈색 포장지 꾸러미들 등이요.

일상의 사소하고 작은 것들이에요.


내가 자격증 시험에 떨어졌다면 당연히 절망적이고 좌절감이 느껴지죠.

충분히 그런 감정이 생길 수 있어요.

그러나 그 감정이 나를 24시간 365일 붙잡아 두진 않아요.

내가 잠시 그 감정을 놓을 준비만 된다면요.


잠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려보면 됩니다.

가족이나 연인, 연예인처럼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여도,

예쁜 옷이나 가방처럼 내가 좋아하는 어떤 물건이어도,

매콤한 떡볶이나 달콤한 초콜릿 같은 어떤 음식이어도,

바다나 산처럼 내가 좋아하는 자연의 어떤 모습이어도 좋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림으로써 잠깐이나마 기분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잠깐 기분이 좋았다가 금방 곧 다시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진 나의 차가운 현실이 훅 다시 느껴지면서 다시 슬퍼지겠지요. 그 슬픔도 인정해 줍니다.

그리고는 슬픈 감정에 붙잡혀만 있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또 떠올려봅니다.

잠깐씩이나마 즐거운 감정을 내가 불러봅니다.


외부의 사건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내가 통제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려서 기분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순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은 어떤 것을 좋아하시나요?

어떤 것들이 나에게 좋은 감정을 불어 일으키나요?

함께 공유해 세요~


PS. 저는 몇 년 전에 가나초콜릿을 사 먹고 받은 박보검님 엽서사진 간호사 사물함에 붙여두었습니다. 출퇴근할 때나 힘든 근무로 지쳤을 때 보면 기분이 좋아졌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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