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일기 14- 결혼에 대한 고민
모두 행복한 결정을 내렸으니까
코로나 이후로 결혼하는 사람들이 재작년에 몰려서 스드메의 터무니없는 가격에 말들이 많았다. 원래 내가 했던 예식장조차 순식간에 가격이 확 올라갔을뿐더러. 공장처럼 사람들이 계약하고 빠진 자리에 겨우 계약을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축복받을 일인데, 어딘가 모르게 꺼려져선 우선 동거부터 시작하는 커플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나라에선 출산율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여러 가지 대책들이 나오지만. 뭐든 돈으로 이어질뿐더러, 많은 돈이 깨져야 결혼할 수 있는 지금의 시대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결혼을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이런저런 문제들로 또다시 갈라서는 경우가 많다. 고부간의 갈등. 시댁 갈등. 가치관 차이. 의사소통문제. 문화적 차이. 성격차이. 등등. 학생시절 때 연예인들의 이혼 소식을 들을 때면 '아, 다들 결혼하면 성격 차이로 그렇게 헤어지는구나' 싶었지만 막상 결혼을 하고 경험하다 보니, 공인으로서 말 못 할 세부적인 문제들이 많다는 걸 느낀다.
뭐, 어찌 보면 시작 전부터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싸우고 갈라서는 부부도 많이 있으니까.
"예식장 들어가기 전까진 어떻게 될지 몰라."
결혼 전까지만 해도 이 사람이 아니면 절대 안 돼. 이런 마인드였을지라도 점점 결혼준비를 하면서 현실을 깨닫고 이성적인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혼 준비를 하는 과정에도 선택만 하는 것도 수백 가지다. 직장을 다니며 신중하게 선택하는 건 너무 피곤한 일인 데다가, 중간에 시간을 내서 뭔가 알아보는 것도. 집을 구하는 것도. 이제 막 처음 결혼하는 사람들에겐 너무 과도한 일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그러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내가 그 정도로 이 사람을 사랑하진 않구나. 헤어져야겠어."
마치 산속에 들어가 뭔가 깨달음을 얻은 스님처럼 나와선 조금 달라진 관점으로 다른 사람을 찾거나 비혼주의자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을 테니 말이다.
앞서 브런치에서 오빠와 함께한 신혼일기를 13편까지 올리고 난 후 시부모님께 오빠와 함께 사는 이야기를 글로 써볼 생각이라고 했더니 좋아하셨다. 여태까지 올린 글을 읽어주시며 나의 1호팬이라고 하시니 쑥스럽기도 하고 내 글을 처음 읽게 되셔서 괜히 긴장도 된다. 것보다 오빠와 다툰 이야기라던가 오빠가 불리한 글을 쓰는 것도 다 보셨을 텐데. 걱정이 되곤 하지만. 어머님은 그래도 다 괜찮다며 좋아하셨다. (항상 싸랑해용.- 평상시 어머님 말투를 써보았다.)
어찌 됐든 2022년에 결혼한 나로선 벌써 2년이 된 신혼부부가 되었다.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이 한참 좋을 때라며 말을 하곤 하지만. 생전 다르게 살아온 집안에서 한 가정이 됐는데 어떻게 안 부딪힐 수가 있을까? 하나하나 맞춰가는 과정에서 사소하게 싸우는 다툼도 오고 가는데. 아마 그때가 젤 좋을 때야.라고 말하는 건 그때의 싸움은 지금의 싸움에 비해 세발의 피도 되지 않아서 그런 걸까? 아니면 좋은 추억만 생각나서 그런 걸까? 아직 나로선 잘 모르겠다.
오빠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니, 둘 다 공통적으로 느끼는 건 서로의 시간이 이제 함께 하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장점이자 단점이랄까?
그래도 결혼해서 좋다. 앞으로의 남은 여생을 함께 할 동반자를 만났으니, 꾸준히 기록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