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폰은 아이폰 SE 초기형으로, 일반적인 아이폰 모델에 비해 작은 크기이다.
이 폰은 나의 첫 스마트 폰이기도 한데, 2018년 구매하여 지금껏 무리 없이 사용 중이다.
휴대폰은 그야말로 휴대하기 편한 폰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는 큰 것보다는 작은 폰을 선호한다. 화면이 작은 만큼 상대적으로 자판도 작고 문자를 읽기에도 힘들 때가 있다. 게다가 시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문자를 칠 때 오타율이 높아 오타를 수정하는 시간이 든다. 문자를 칠 때는 반드시 내가 쓴 문장들을 다시 읽어보고 오타 수정 후엔 한 번 더 읽는다.
그러다 보니 내 딴에는 바로 문자를 보냈다고 해도 상대방이 받기까지는 근 1-2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나마 그동안은 문자 메시지만을 이용했기에 암묵적으로 양해를 구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폰을 꺼 둔 상태에서 문자를 보내온 상대는 경우에 따라 3-4시간 동안 답을 받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 오랜 침묵의 장이 무려 카톡으로 연장되었다고 상상해 보자.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봐도 울화통이 터질 일이다.
카톡을 시작한다 해도, 내가 문자를 보내는 방식과 카톡의 문자를 치는 방식이 당장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고, 내가 애써 문자를 치고 있는 그 순간에도, 상대방은 몇 분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답이 없는 나의 행위에 서서히 열이 오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내게 있어 카톡의 문자 찍기는 이미 스트레스인 바, 나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스트레스가 될 이 상호 스트레스 유발 매체(전적으로 나의 관점에서)는 역시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글쎄. 내가 인간의 너그러움을 너무 과소 평가하고 있는 걸까.
아무튼 이것이 내가 카톡을 하지 않는 두 번째 이유다.